2019, 베를린
갤러리에 있는 카페였어요.
사진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전시를 보고 나와선 커피를 마실 겸 자리에 앉았죠.
제가 주문한 커피가 올려진 테이블은 하얀색이었어요. 불어오는 바람이 좋아 커피를 다 마시고도 꽤 오래 앉아 있었는데,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를 두어 번 들으면서 유럽에 왔단 걸 실감했어요. 집 근처에 큰 병원이 있어 서울에서도 종종 듣는 소리이지만, 유럽에선 유독 자주 들리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계절은 7월이었는데, 바닥엔 마른 나뭇잎들이 깔려 있었어요. 고개를 들면 초록색 잎사귀로 무성한 큰 나무가 있었는데, 저 마른 나뭇잎들은 어디서 온 거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