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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a Feb 26. 2019

불륜이 흔하다는 일본,
네이버웹툰 [위장불륜]

찾아냈다. 오랜만에 눈에 확 띄는 작품을. 네이버웹툰의 위장불륜이다.


하가시무라 아키코 님의 작품이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해라피공주’라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 암암리에 입소문을 탄 작가인 듯했다.

우선, 한국 웹툰 업계에 일본 작가가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고민하지 않고 1화를 봤다. 대작의 냄새가 났다.





줄거리

일본의 평범한 계약직 회사원 30살 쇼코는 결혼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온갖 소개팅, 결정사, 모임 등에 참여해 이성을 찾는다. 그러나 내숭 제로인 그녀는 직설적이고 솔직한 모습에 인연을 만들지 못한다. 혼자인 것에 익숙한 듯, 만족한 듯 하지만 깊은 내면 속에서 한 번쯤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그녀.


서울로 3박 4일 여행을 떠나게 되는 날, 신혼인 언니로부터 빌린 코트 안에 결혼반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돌려주지 못한 채 공항으로 이동한다. 이륙하기 위해 준비하는데 수화물 칸에서 떨어진 짐에 머리를 맞아 반지를 바닥에 떨어뜨리게 된다. 정신없이 찾던 와중, 꽃미남이자 한국인이지만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진작가 25세 남자 주인공 조반희가 반지를 주워주게 된다. 그리고 그는 쇼코의 바로 옆자리. (현실에선 이럴 가능성 0) 유부녀인 줄 착각한 조반희에게 쇼코는 얼떨결에 맞장구치다가 계속해서 유부녀 행세를 하게 된다. 쇼코의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까? 마법처럼 이끌린 두 주인공이 위장, 불륜하게 되는 이야기.



이 웹툰의 킬링 포인트는 ‘신선함’이다.


일본 작가가 주는 독특한 감성,
우리나라와 다른 듯 비슷한 감정 묘사의 흐름,
여태 보지 못한 욘사마 풍의 남자 주인공 조반희,
(이건 왠지.... 한류 드라마에 푹 빠진 작가분의 망상이 크게 개입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불륜’이라는 말도 안 되는 콘텐츠!

일본에서는 불륜이 매우 흔한 드라마, 영화 소재로 다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불륜이라는 소재가 개입된 순간 막장 드라마 타이틀이 찍히는 거다. 여기서부터 문화 차이는 시작된다. 불륜을 가지고 어떻게 설레는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싶은데, 이 작가는 해낸다. 얘기만 들었을 땐 몰입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쇼코의 마음에 완전히 동한다.




이 갬성을 보라. 저 눈빛을..!!


조반희는 신선하다. 한국인 여자들 대부분이 싫어할만한 단발머리의 꽃미남 소년이 어느덧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분명 만화인데 어딘가 사연을 담긴 듯한 그 눈빛까지 세밀하게 그려낸다. 현실에서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일본 불륜녀(거짓이지만)와 20대 중반 아이돌 st 한국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너무도 그럴듯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에 감탄할 뿐이다.




잠깐 짚고 넘어갈 일본 순정만화 감성

순정만화를 정말 좋아한 나는 일본 순정만화 특유의 캐릭터와 전개과정이 익숙하다. 우선 여자 주인공 대부분이 성적으로 굉장히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대다수의 여주인공은 처녀고 남주인공은 과거 경험에 대해 일절 언급 없다. 여자관계가 많은 애들이 은근히 많다. 그리고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의 처음이 아니면 죄책감을 가져하는 경우가 많다. 성희롱/성폭행이나 다름없는 남주인공의 터프한 행동이 부각되지만, 여주인공이 남주를 사랑하므로 용서되는 작중 분위기가 흔하다. 굳이나 여주인공을 성적으로 위기에 처하게 만들어서 남주가 구하려고 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내가 여태 봤던 일본 순정의 보편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만화라 과장된 부분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감성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 하지만 우려와 다르게 쇼코가 30살에 노처녀라는 것에 대해 주눅 드는 것 빼고는 큰 사건은 없었다. 지금도 사실, 나는 일본 작가가 이 정도로 한국 정서에 맞는 순정만화를 그려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인데 초반에 비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30화가 넘게 나온 지금, 비난보다는 응원하고 일본 문화를 감안하며 보는 독자들이 많다.


나를 포함해 약 1만 명이 공감한 베스트 댓글. 대박 설레는 작품이다.





정작 쇼코의 친언니가 진짜 불륜이다.

정작 쇼코는 솔로인데 유부녀라고 거짓말을 하고 조반희를 만나는데, 언니인 요코는 결혼이란 제도에 관심 없는 척하며 본인과 띠동갑인 23살 꽃미남을 만난다. 학창 시절부터 남자에는 도통 관심 없어 보였던 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잘생기고 키도 크고 능력 있고 자상하기까지 한 남자를 데려와 결혼하더니, 알고 보니 완전 범죄급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이 둘의 대조적인 상황은 무엇이란 말인가. 요코는 왜 불륜을 저지르고 있을까, 쇼코는 앞으로 어떻게 조반희와 사랑을 키워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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