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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a Jun 29. 2022

의류 쇼핑몰 운영하면 닥치는 문제들

2022년 상반기 결산

올 상반기 매출을 합산해보았다. 작년에 비해 3배가 늘었다. 중국 코로나 봉쇄령만 아니었다면 4~5배 이상도 나왔겠지만 장사에는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꼭 따라온다. 순수익이 회사 월급 정도가 되려면 17배 정도 매출이 증가했어야 했으므로 역시 회사가 최고인가 싶기도 하다. 회사 월급의 반토막만 잡아도 8배 정도는 매출이 늘었어야 했다. 조금만 더 잠 안 자고 했으면 나올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즐길 거 다 즐겼고, 업데이트도 부진했으니 겸허히 받아들이는 결과다. 결론을 내렸다. 다른 건 몰라도 '의류'쇼핑몰은 회사를 다니며 할 수가 없다. 아니, 할 수는 있다. 하지만 큰 매출을 만들기는 어려운 구조다. 매출이 잘 나오면 나올수록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서 약 1년 반 짧게나마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며 겪은 문제점을 공유한다. 쉽게 생각할 수 있고 당연한 것들인데 막상 시작 전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


1.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인플루언서들이 2~4 장사 잘되게 운영하고 나서 하루아침에 접는  이유  하나라고 한다. 우리는 부가세 10% 계산하면   알지만, 종합소득세  빠져나가는 세금이 정말 많다. 회사원이라면 급여 명세서에서 떼가는 것보다  크게 느껴지고 실제로  많이 떼어간다. 소득이 오르면 오를수록 그렇다. 세무서를 알아보고 끼는 것도 돈과 시간이 들고 내가 기본적인 세금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도 품이 든다. 이번 종합소득세 신고  공부를 하긴 했지만 뒤돌아서면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세금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뭐가 중요하단 건지 얘기는   해준다. 쉽게 말하자면 부가세 10% 말고 떼어가는 수준이 20~30% 이상으로 쉽게 넘어가고 (쇼핑몰들 마진이 30% 되기가 힘든데 매출액의 30% 세금으로 낸다고 생각해보라.. 의류는 특히 마진이 10~20% 안쪽이다) 장부를 제대로 작성해두지 않으면 세금 폭탄 나온다. 나는 근로소득까지 잡혀서 매출도 적은데 세금을 냈다.


2. 장사가 잘 될수록 시간과 체력이 더 많이 드는 마법

회사를 오래 다닐수록 사람도 일도 익숙해지고 업무 처리속도도 빨라져서 책임이 늘어도 어느 정도 수월하게 일할 수 있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의류 쇼핑몰은? 장사가 잘 될수록 발품이 더 많이 든다! 물론 사진 촬영도 편집도 거래처도 익숙해지는 측면은 있겠지만, 쇼핑몰은 규모가 커져도 끊임없이 경쟁자들 사이에서 생존해야 하고 고객들한테 새로운 이미지나 상품도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 단골이 있다고 해서 내 스타일이 한 때 잘 나갔다고 해서 그것만을 고집할 수가 없다. 또 규모가 커질수록 쇼핑몰의 구색을 더 완성도 있게 갖춰야 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상품 업데이트도 많이 해야 하고, 내가 다 못하니 직원도 뽑아야 하고, 여러모로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3. 미송과의 전쟁, 제작이 답인가?

현재 대형 의류 쇼핑몰의 8~90%는 자체 제작에서 매출이 나오고 있다. 나도 이 구조를 알고 시작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데이터가 없으면 제작을 하기가 쉽지 않다. 제작은 하려면 할 수 있지만 최소 수량이 존재하고 다 팔지 못하면 재고로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이 알면서도 사입을 하는 걸 텐데, 중국 사입은 거래처를 뚫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으로만 중국 의류 사진을 보고 한참을 기다려 사입해야 하는데 사진이랑 실제가 너무 다른 경우도 많고 스타일이나 핏이 우리나라 정서에 약간 안 맞기 때문이다. 동대문 사입은 말해 뭐할까. 다 같은 옷을 파니 경쟁력이 떨어진다. 예쁘고 잘 나가는 상품은 1~3주 미송을 잡아야 한다. 로켓 배송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고객에게 배송을 일주일 이상 기다리게 하는 것은 무조건 마이너스다. 이 생태계가 이런 것을 아니까 이해해주는 고객님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장님들은 이게 어마 무시한 스트레스다. 그렇다고 미리 사입해서 재고 쌓고 팔기에는 리스크가 있다. 장사를 잘하려면 리스크 최소화, 비용 절감은 필수이기 때문에 쉽게 미리 사입해두기가 어렵다.


4. 재고와의 싸움, 4계절이라는 함정

의류는 재고와의 싸움이다. 다른 카테고리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의류는 변화도 빠르고 시즌도 빨리 바뀐다. 나는 이게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였다. 회사를 다니며 촬영을 하고 업데이트를 하다 보니 여타 쇼핑몰보다 업데이트가 느려도 한참 느렸다. 내가 업데이트할 때는 이미 비수기로 접어들고 재고가 되기 십상이었다. 이게 내가 회사와 병행할 수 없다고 느낀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다. 많은 콘텐츠에서 재고 쌓아둘 필요 없이 2장씩만 사입해서 하면 된다고 하는데 한 시즌에 몇 개의 스타일을 구비할 건지 생각해보면 매출과 상관없이 재고는 무조건 쌓인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반팔 티셔츠 1개만 있는 쇼핑몰에 누가 그렇게 들어갈까? 못해도 한 달에 5벌 이상은 업데이트가 되어야 하는데, 한 시즌만 지나도 15벌*2장 30장의 재고가 쌓인다. 대부분은 집에서 하고 집에 봄이 지나면 30벌의 옷이 쌓여 있다고 생각해보자.



쇼핑몰 시작하기 전에 관련 콘텐츠를 많이 봤는데 '누구나   있다', '자본금 100 원이면 가능하다.' ' 매출 000 ', '순수익 100  달성 가능', '재고 쌓아두지 않고 가능하다' 멘트가 많고 내용은 사입과 판매 과정에 대한 단순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순수익 100 원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지는 얘기해주지 않는다. 자본금 100 원에 시작한 쇼핑몰은 다른 곳들과 얼마나 차별화가  되는 지도 말해주지 않는다. 최소한의 보이지 않는 자격증을 갖고 출발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사진 편집 능력, 모델 같은 몸매, 뛰어난 코디 감각, 유통채널에 대한 이해  무기가 하나씩은 있는 사람들이 출발선에 있다.


2020년에는 스마트스토어, 작년에는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투잡, 부업에 대한 관심사가 유행처럼 스쳐 지나간  같다. 지금은 스마트스토어 한다는 사람 찾아보기도 힘들고 성공 사례보다는 강의 내용이  많은  같다. 쇼핑몰이  고객인 스튜디오 창업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망해가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작성한 글을 보고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자영업의 형태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글을 봤다. 무려 2017년도에 쓰인 글인데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느끼는 아쉬움이다. 물론 와중에도 차별화에 성공해 고객을 끄는 판매자가 분명히 있고  되는 곳은  잘되기도 한다. 이사, 대학원 준비, 이직  다양한 목표가 생기면서 나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목표가 생겨 지금은 쇼핑몰을 잠정 중단으로 해둔 상태이다. 다음 글에서는 어떤 판매자가 되고 싶은지 생각해  것들을 정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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