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렁슬렁 브런치를 운영하며...
필자가 브런치를 개설한 지는 2개월 가까이 되었고, 2개월 동안 쓴 글은 고작 5개에 불과하다. 브런치에 글 쓰는 게 생업이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브런치를 그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준비해보는 메타(meta-) 브런치. 필자가 브런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브런치 서비스에 관한 고찰이 아님을 밝히며, 기술적인 부분 등에 대해선 필자의 블로그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필자는 메모를 즐긴다. 이하윤 선생님처럼 메모광은 아니지만,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생각나는 아이디어는 웬만하면 바로바로 메모를 해 둔다. 모든 메모는 에버노트를 이용해 취합하며, 메모는 갤럭시 노트4의 액션 메모, 혹은 1초 메모 앱을 사용한다. 아이폰의 경우엔 Squarespace Note를 주로 사용하며, TextEver 혹은 Draft4 등을 이용해볼까 궁리 중이다.
메모는 주제를 딱히 가리지 않는다. 생각나는 걸 그때그때 적어두려고 하며, 때론 불필요한 메모를 저장하는 때도 있다. 메모라는 생각보다는 라이프로그(Lifelog)라 생각하고 틈틈이 메모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메모해둔 내용 중 일부가 브런치에서 글로 안착한다. 이번에 올리는 글도 메모의 일부를 브런치로 옮긴 경우다.
글감으로 쓸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메모는 채널에 맞게 분배한다.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글은 블로그에 주로 올라가며, 그렇지 않은 잡문은 본디 텀블러(tumblr.com) 서비스에 올렸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 잡문이 브런치로 이동하였다.
에버노트에 글을 쓸까 하다가 현재는 몇 가지 불안감을 안은 채로 브런치 앱을 이용해 글을 작성한다. 브런치 앱을 사용하는 이유는 곧바로 서식을 지정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퇴고를 크게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브런치 글에는 크게 정성을 쏟지 않는데, 이유는 몇 가지가 있겠으나 잡문이니까... 정도로 갈음해 둔다.
그 다음은 글을 쓰는 과정이다. 브런치 글은 앉은 자리에서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 버스에 앉아서, 지하철에 서서, 카페에 앉아서 상대방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찰나의 시간을 이용하여 쓴다. 어떻게 보면 의식의 흐름 기법을 강제적으로 적용하는데, 글이 늘 가벼운 감각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깜빡하면 글의 논지가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적어도 글이 중구난방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래서 하나의 글을 쓸 때, 짧으면 사흘에서 늦게는 열흘이 걸린다. 글이 재미가 없다 싶으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때로는 그냥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쓰기 시작한 글은 어떻게든 끝내는 편이다. 그렇게 걸어가면서 글을 쓴다.
글을 다 썼으면 이제 가다듬는 일이 남았다. 가다듬는 일은 크게 하지 않는다. 앞서 적어두었다시피 잡문이라 생각해 크게 노력을 들이지 않는 편이다. 다듬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컴퓨터의 힘을 빌리는데, 맞춤법 검사를 하고 다시 읽어본다. 앞뒤가 안 맞는 문장은 쳐낸다.
원칙대로 글을 수정할 때는 분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정한다. 군더더기는 글을 망치는 주범이라 생각해서 다 쳐낸다. 그렇게 글을 쳐냈음에도 글 곳곳에 군더더기가 아직도 보이는 점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미지가 필요한 글은 컴퓨터에서 올린다. 주로 작업하고 있는 아이폰은 용량이 충분치 않아 외부 이미지를 작업하긴 어렵다. 간단한 캡션을 달아두고 이에 맞는 이미지는 컴퓨터에서 찾아서 작업한다. 이미지가 필요 없다면 그냥 발행해도 무관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는 좀 검토해 봐야겠다.
출처가 있는 글은 출처를 표기하고, 확인하는 것도 이 작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게 만드는 블로그와 다르게, 브런치는 생각을 바탕으로 다른 글을 참고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출처가 있다면 출처 또한 밝힌다.
마지막 단계, 적당한 시간에 글을 발행한다. 브런치에서는 원하는 시간대에 발행할 수 없으므로 필자가 원하는 시간이 발행한다. 발행 후에는 그냥 내버려두기보다 필자의 페이스북 페이지나 기타 SNS에 한번 공유해둔다. 브런치 글은 검색으로도 자주 찾아오지 않고, 앱에 노출되거나 공유 영업이 잘 되었을 때 비로소 노출이 일어난다.
열심히 쓴 글이 많이 노출되지 않는 건 속상하지만, 필자 외에도 많은 이들이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비우고 하나의 글을 또 낳았다는 데 의의를 둔다.
그러한 이유로 필자의 브런치는 들쑥날쑥한 글이 들쑥날쑥하게 올라올 예정이다. 걸어가며 쓴 글이라고 해서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생각, 혹은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 가감 없는 비평은 환영한다. 지적과 비판에서 필자의 글은 더 생명력을 얻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걸어가며 쓴 글이 좋은 글이 되지 못하더라도,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