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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민 Oct 12. 2022

밤에 듣는 이야기 #18

반가웠어



땅을 박차고 달린다.

이상할 만큼 힘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힘이 나는 것 같다.


땅을 박찰 때마다 원하는 거리만큼 달려 나간다.

팔다리를 열심히 휘젓는 나의 심장이 쿵쾅거리며 기분 좋은 북소리를 울려댄다.


답답하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사이로

나 홀로 규칙을 무시하며 달려 나아간다.


평지를 달리고 계단을 달린다.

가로막는 장애물을 사뿐히 뛰어넘고

미끄러운 바닥을 즐기며 서핑하듯 나아간다.


그렇게 도착한 곳.

그곳에서 나를 맞이해준 어릴 적 친구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건만,

여전히 그때의 얼굴을 간직하고 있는 모습에 고마움이 느껴진다.


나이가 조금 더 들어버린 모습.

앳된 얼굴을 간직한 모습.

장난기 어린 모습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한 채

얼굴에 함박웃음을 담고 예쁜 대화를 이어간다.


즐거움에 내 가슴이 쿵쾅거린다.

다시는 잊지 않으리라 다짐하듯 친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깊이 관찰해 마음에 새기며 재잘거린다.


나도 몰래 눈물이 흐른다.

너무 기뻐 마음에 눈물이 흐른다.


친구들이 하나 둘 흩어져 갔지만

나는 헤어짐이 너무 안타까워 한 명 한 명 붙잡고 더 대화를 이어간다.


이내 모두가 떠나간다.






또 꿈이었구나.


매일 아침 과거의 기억에 힘겨워하며 일어났지만

오늘은 오지 않은 미래를 추억하며 미소로 깨어난다.




반가웠어.

내 그리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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