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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민 Oct 18. 2022

등대



성취.

목적한 바를 이룸.



나는 지금까지 '성취'를 몇 번이나 경험했을까?

돌이켜보면 나는 욕심도 상승 욕도 많은 사람이 맞는 것 같다. 항상 나를 남들과 비교하고, 남들보다 나은 무언가를 얻고자 했으니까.


그렇게 마흔 번의 가을을 맞이하면서 내가 성취한 건 무엇이었을까.


두 가지 정도 기억이 난다.

그 드라마 같은 사건들은 20대의 일이었으니, 이후 20년간 정체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굳이 변명하자면, 그 사이에 딱 한번 언론에 오른 적이 있다는 정도. 하지만 그건 성취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그 정체된 20년간 나름 고군분투라 할 만큼 힘겨운 싸움을 해왔다.

처음에는 성취를 위한 싸움이었지만 어느 변곡점을 지나면서 살아남기 위한 싸움이었다.


어느 사무실 바닥을 빌려 살아야 했던 그 겨울처럼.



지금은 모든 면에서 남들만큼 살겠다 싶을 만큼 회복되었지만 여전히 의욕과 도전이라는 단어는 삶에서 지워버린 채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다.

내 삶의 동력을 상실한 느낌이다.


일을 즐기지 못하고, 주말을 즐기지 못하고, 내 시간을 헛되이 보낸다.

그건 내 어딘가가 아프다는 증거겠지.


예쁜 말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무장해도 채워지지 않은 두 가지 내면이 있다.


비어버린 마음 한 구석.

그리고 식어버린 열정.


나 혼자서 이루어낼 수 없다는 현실감에 빠지게 된 후 얻게 된 병인 것 같다.


나는 지친 걸까. 외로운 걸까. 아니면 한계를 보고 주저앉은 걸까.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내 선택만 남았을 뿐.



- 포기하지 마.



때로는 나에게도 등대가 필요하다.

포기하지 않도록 방향을 짚어줄 등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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