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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민 Dec 13. 2022

악몽



나는 때때로 악몽을 꾼다.


스트레스가 있는 날이면 악몽은 어김없이 밤손님이 되어 내 안에 잠재된 판타지를 꺼내어 보여준다.


그 판다지 속 주인공인 나는 주어진 미션을 완료하기 위해 항상 죽을 만큼 애써보지만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한 채 잠에서 깬다.



무서운 존재로부터 도망을 가거나 누군가를 쫓아가야 하는데, 팔다리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느리고 무겁게만 느껴지는 꿈.


내 앞을 막아서는 악당과 생사의 결투를 벌이는 꿈.


무심코 뛴 점프가 너무 높이 올라 구름 위까지 오르다 떨어지는 꿈.



스트레스가 만들어 낸 꿈은 대체로 이런 식인데, 이런 꿈들은 한 장면에 깊이 빠지기 때문에 스토리보다는 액션 영화의 예고편 같은 전개가 된다.


그리고 나는 꿈속에서라도 본능을 뿜어낼 수 있기에 이런 악몽이라도 즐기는 편이다.


물론, 가끔은 스토리가 있는 악몽도 있다.

오늘의 꿈이 딱 그랬다.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고 있는데, 자연스레 나타난 사람들이 친구들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들을 찾는 과정에서 납치당했다는 걸 알고 그 범인들을 쫓아 싸우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때려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꿈속에서 느껴진 공포는 나를 자극해 이 꿈을 자각몽으로 변화시켰다.


이런 꿈에서 깨고 나면 한참 동안 찝찝함이 남는다.


꿈에서 느꼈던 공포.

아무도 구하지 못한 결말.

그리고, 자각몽에서 무언가를 제대로 하기 전에 깨어버린 아쉬움.


그렇게 찝찝함으로 시작한 오늘은 잔잔한 불편함이 너울거리는 하루가 되었다.


내 안에 자리 잡은 스트레스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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