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FAM 면접 도전기
구글은 다른 메이저 외국계회사들, 마소나 아마존 재팬처럼 로컬라이징 업무가 아닌, 전 세계 지사가 각 파트별로 나누어 업무를 진행한다.
일본에서는 주로 메인으로 구글맵을 담당하고 있다.
나의 첫 번째 구글 응모는 2019년 어도비에 다니는 친구의 리퍼럴로 어느 부서인지 오래되어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인터랙션 디자이너 포지션에 응모하게 되었다.
구글 재팬은 인터랙션 디자이너만 주로 채용하는데 JD를 읽어보면 결국 하는 일은 UX에 중점을 두어 프로토타입을 작성하는 일이었고 회사평가나 퇴사자의 글을 읽어보면 심미적인 디자인보다는 개발중심의 디자인을 원하는 것 같았다.
구글다니는 지인의 말로는 한 가지 아이콘을 한 달 동안 작업을 했으며 자긴 정말 UX 리서처 일을 하고 싶은데 이것저것 하게 된다고 푸념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구글에 일반적으로 응모하는 방법은 직접 응모와 리퍼럴 두 가지가 있는데 대게 리쿠르터를 통해 응모하는 것이 어느 정도 검증된 사람을 리쿠르터가 골라서 연락하기 때문에 지원자가 면접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기 쉽고 통과될 확률이 높다.
직접 응모해도 결국 리쿠르터가 배정되어 서포트해주기는 하지만..
구글 리쿠르터는 놀랍게도 각 나라 별로 담당하는 것이 아닌 프로젝트별로 담당하고 있어서 담당 포지션이 일본지사의 안건일 지라도 리쿠르터에 따라 일본지사에 근무하지 않을 경우가 왕왕 있다.
나와 연락을 했던 리쿠르터는 싱가포르 지사에 일하던 사람이었다.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두 달 후 리쿠르터에게 온사이트 인터뷰 면접팁이 담긴 동영상과 함께 피드백을 기다리는 연락을 받았고 무려 4달 후 나를 담당할 채용팀을 찾을 수 없다는 연락과 함께 그다음 해 새로운 롤이 있으면 다시 연락 주겠다고 하고 거절당했다.
그 뒤 개별적으로 직접 응모도 한 차례 해봤지만 떨어지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 2022년 이전에 날 담당했던 싱가포르 리쿠르터로부터 신규 프로젝트로 인터랙션 디자이너를 구한다며 도전해보지 않겠냐며 연락이 왔다.
난 다시 포트폴리오를 공유했지만 결국 맡는 팀이 없다며 거절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구글은 떨어진 지원자도 별도로 관리하고 있었던 것인지 뜬금없이 싱가포르 리쿠르터로부터 비주얼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있는데 관심 없냐며 나에게 물어보았다.
일본은 암묵적인 룰로 1년에서 2년동안 똑같은 회사에 재응모할 수 없다는 룰이 있는데 구글은 면접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 떨어지지 않는 이상 떨어진 지원자에게 여러 번의 기회를 주는 괜찮은 회사이다.
비자문제도 있고 아마 싱가포르팀은 날 뽑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싱가포르에서도 연락은 오지 않았지만 얼마 있지 않다가 일본 광고팀 채용으로 도쿄지사에 있는 리쿠르터에게 연락이 왔고 정말 프렌들리하게 프라이빗한 질문까지 하며 화기애애하게 미팅을 마쳤다. 구글 광고팀에서 키워드 검색 및 구글 광고 전체의 UX/UI를 개선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팀원은 전원 일본인에, 면접은 일본어로 진행되며 이번엔 통과되기 쉬울 거라고 격려를 해주며 응모를 권했지만, 내 멘탈은 그 당시 여러 번 탈락으로 무너져서 미안하지만 지금은 어려울 것 같다고 거절했다.
그 뒤 얼마 있지 않다가 피바람이 부는 레이오프가 미국 본사로부터 시작되어 일본도 영향을 받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 어떠한 디자인 채용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 때 정신을 부여잡고 구글 애드팀이라도 응모할 걸..
다 차려둔 밥상을 걷어차다니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