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글오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joicewons Oct 08. 2022

자기만의 방

공간 예찬 01. 머물다

여름이면, 창가로 덩쿨이 예쁘게 올라오던 우리방

2020년 9월,

우리 가족은 새 집으로 이사했다.


엄마 아빠 자매, 그리고 할머니까지. 많은 추억이 담긴 정들었던 우리 집을 떠나 가깝고도 ,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장 큰 이슈는 지방에 홀로 살고 계시던 할머니가 아프셔서 우리 집에 신 일이었다. 네 자매가 둘둘씩 방을 쓰고 있었는데, 작은  하나가 할머니 방이 되었고, 우리 자매가  방을 쓰게 되었다. 그러던 중 큰언니는 결혼을 해서 출가를 했고, (그래도 아직) 세 자매가 한 방을 썼다.


어릴 때는 "  "우리 " 차이를 미처 알지 못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격렬하게 " ", "나의 공간" 갈망하게 되었다. 살아보니 가족인데도 너무 다른 점이 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나는 자기 전에 작은 불을 켜고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끄적이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인데, 내 동생은 캄캄해야 잠이 잘 오는 사람이었던 것.


 켜고 끄는 시간, 알람 소리, 남자 친구와의 비밀(!)통화 등등...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지냈나 싶지만, 많이 다투기도 하고 알콩달콩 지내면서 모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저마다 "나만의 공간" 참으로 원했던 날들이었다.


간절히 바라고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이사하기 , 동생들이 직장의 이유로 지방과 다른 지역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서, 나에게도 드디어 나만의 방이 겼다.


그리고 이사와 함께, 우리 가족의 생활패턴도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 방에 처음 셋팅을 마치고 찍은 사진
아직 다 정리되지 못했던 책장의 책들
12월에는, 귀여운 크리스마스 데코도 하지요

9월이 되면,

이사를 와서 처음  방에서정리를 마치고 벌러덩 누워 있을 때 불쑥 튀어나왔던 외로움? 적막감이 떠오른다.


그토록 원했던  방이 생겼는데.  시끌시끌함이 떠오르다니. 지지고 볶았던 시간들이 그래도 행복했었구나. 자기 전에  마디 나누다 인생 상담하던 , 같이  해주면서 웃었던 순간들, 행복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는 밤이었다.


물론  외로움과 적막의 추억여행은 열흘을 넘지 못했고, 지금은 신나게 나만의 공간에서 뒹굴고 있다는 이야기.


요즘은 그토록 원했던 나만의 방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색의 시간은 좀처럼 내지 못하는 것 같다.


몸을 깨끗이 씻고 매무새를 가다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자세와 마음가짐이 바뀌는 것처럼, 오랜만에 나만의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정돈해본다. (교보문고 시그니처 향도 칙칙- 뿌려주고)


앞으로도  지내보자! 나의 보금자리, 나만의 공간. 내 .

이 곳에서 주로 아침묵상을 적습니다.


간절히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다음에 생기는 방에는, 볕이  드는 창문이 있었으면.. 정말 너무 좋겠습니다. ^^ 속히 이루어지기를!


#글쓰는오늘 #공간예찬 #머물다 #자기만의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