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글오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joicewons Dec 30. 2022

2022 디자인 작업 일지

나는야 생글디자이너


한 해 동안 디자이너로서의 시간도 촘촘히 주어졌다. 한동안 다시는 디자인을 안하리라(!) 다짐도 했던 나였다. 디자인을 하면서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것 때문에 내가 지치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랬다.


기준 높은 나에게 인정받아야 하고, 누군가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하는 작업이 아니라, 주어진 작업들의 본질을 고민하고 서로의 생각을 담아 만든 작업들이었기에, 마땅한 곳에 잘 활용되는 것들을 봤을 때 마음이 뿌듯했다. 다시는 디자인을 하고 싶지 않다는 딱딱한 마음을 바꾸시고 기쁘게 작업하고, 적절한 곳에 쓰인 것에 감사하며, 나의 작업일지를 기록한다.


뾰족함도 필요하지만, 내년에 나에게는 조금 너그럽고 부드러운 디자이너가 되자.




3월, 독서카드

학원에 비치된 도서들을 빌려가고 평점을 적을 수 있는, 도서대출카드를 새로 만들었다.


어떤 책을 빌려갔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읽고 난 후 스스로 별점을 매겨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p.s 12월에는 맨 뒷장까지 완성한 친구가 있어, <도서상품권>시상을 했다.

조금 더 넓게 수정했다. 별점칸도 만들어 독서카드함에 비치
처음 기획했던 이미지. 레트로하게 오렌지/그린/블루톤



6월, 에코백

학원에 오는 친구들에게 우리는 에코백을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다른지점에서 만든 조금 작은 사이즈의 에코백이었는데, 세탁하면서 줄어드는 경우가 있어서, 새롭게 만들게 되었다.


영어/수학 점수가 잘 나와야 공부를 잘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독서수업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우리학원의 교육철학과 가치를 담은 문장을 영문으로 적어서 만들었다.


여름방학 북캉스 챌린지를 완주한 친구들에게 선물로 제공될 예정이다. 100개 주문완료.


the Deep - Rooted Tree
is not easily swayed by the wind.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속주머니는 있지만, 똑딱이는 못 달았다. 밑단이 있어서 넉넉하다.



7월, 북캉스 독서마블

매년 여름방학에 북캉스를 해오고 있다. 아이들이 방학동안 미디어에 너무 많이 노출되다보니, 적어도 하루 20분~30분동안 집에서 (가족들과) 책을 보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책 읽는 시간이 무거운 숙제처럼 느끼지 않았으면 해서 게임보드판 형식의 이미지로 만들었다.


보드판 끝 3개의 모서리에는, 서점가기 / 휴가 때 책 가져가기 등 여러가지 예시를 주고, 스스로 특별한 미션을 골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p.s 약 80%의 아이들이 북캉스 완주선물도 기대하면서 열심히 성실히 참여했고, 20%의 아이들은 완주선물에 대한 기대도 없고, 하기 싫어하는 모습이 보여서 조금 안타까웠다.

책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9월, 돌출원형간판

우리 학원은 큰 대로변에 있다. 학원가도 아니고 아파트 상가에 위치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2층 창문에 크게 학원이름이 써있긴 하지만, 따로 큰 간판은 없다. 이번에 저녁에도 불이 들어오는 동그란 원형 간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여러가지 시안을 만들었는데, 그 중 네번째 시안이 가장 가독성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네번째를 수정 보완해서 완성했다.


간판 덕분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돌출간판을 설치하고 수업문의가 있었고, 새로운 친구들이 학원에 하나 둘 오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데..
모르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알려야 할까



12월, 생각하는 글쓰기 _ 포스트잇 메모지

아이들이 집에서 읽어 온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정말 읽었는데 까먹은 것인지, 안 읽은 것인지 (의심)이 될 때가 많다.


대놓고 자신있게 못 읽었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읽었다고 하는데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을 최대한 믿으면서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을 읽는 동안 잠시 멈추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아 만들게 되었다.


아직 실사용은 안해봤지만, 꼭 성인독자들을 위해서도 만들고 싶은 메모지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니, 문구점 주인이 되고 싶다고 말로만 했었는데 이렇게 소소하게 하나씩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한 해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물론 판매용은 아니었지만, 필요한 것들은 할 수 있는 만큼 하나둘씩 적용해보았던 한 해여서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2022.12.30

매거진의 이전글 산책길에서 만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