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텅호에서 유람보트를 타다
9:00 기상
폭신한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열고 밖을 확인했다. 오! 호텔 앞쪽으로 강(?)이 하나 흐르고 있고, 제법 큰 광장 옆으로 작은 이슬람사원도 하나 있었다. 이 곳의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는 광장인 것 같아서 간단하게 준비하고 밖으로 나갔다.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있어서, 혼자 광장에까지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숙소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한다. 호텔 조식도 나오긴 하지만, 동네시장에서 괜히 과일 팔고, 빵 팔고 그런 거 보고 싶은 마음에 동네를 거닐었다.
회족과 위구르족 모두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지만, 생김새도 다르고 사원의 느낌도 정말 다르다. 보이는 것으로 봤을 때, 아랍어가 있거나 중동느낌이 나면 위구르민족의 사원, 중국어로 쓰여있고 약간 중국 전통적인 느낌이 나면 회족들의 사원이다.
쭈욱 한바퀴를 돌고, 다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친구를 기다렸다. 아빠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한 친구.
밤새 잘 잤는지 불편한 건 없었는지 묻는 고마운 내 친구.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프론트에 맡겨놓은 후에 귀중품만 챙겨서 친구와 함께 본격 쿠얼러 투어를 떠났다.
13:00 광장 구경
호텔방에서 보았던 넓은 광장에 가보니, 사원 앞에서 이렇게 벌써 위구르 사람들이 모여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위구르 사람들은 정말 흥이 많다 ㅋㅋ 춤도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한다. 조금 샤이해보이지만 열정적이고 흥겨운 민족이다.
친구를 만나 택시를 1시간정도 타고 도착한 이 곳은, 보후현에 있는 보스텅호! 신장지역에서 가장 큰 호수라고 한다. 도처에 사막이 있는 이 곳에서 호수는 생각도 못했는데 처음이었다! (얼마 있지도 않았지만…ㅋㅋ) 알미랑 같은 과 친구인 아르쥬도 함께 만났다!
나는 물을 무서워하는 편인데, 오랜만에 바다를 보는 느낌이 날 것 같아서 기대기대! 우린 오늘 유람 보트를 타기로 했다.
보스텅호는 신장 최대의 담수호인데, 넓이는 서울의 약 2배이고, 평균수심은 10미터 정도라고 한다. 주변은 갈대숲이 넓게 발달해 있고, 한 켠에는 연꽃으로도 유명한 연화호(蓮花湖)도 있다. 우리는 보스텅호에서 유람 보트를 즐겼다!
어제 묵었던 숙소가 있는 옌치는 회족자치현이지만, 더 크게는 바잉궈렁몽골자치주에 속해있다. 보스턴호가 있는 보후현은 몽골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른 저녁을 먹으러 돌아다니고 있는데, 간판 하나에 중국어, 위구르어, 몽골족언어까지 3개의 언어가 동시에 적혀있는게 보여서 너무 신기했다.
단일민족으로써의 정체성이 강한 우리나라가 지금은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 다문화가정도 많아져서 다른 민족을 대하는 태도나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단일민족인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56개의 소수민족이, 그리고 최근 쿠데타로 이슈가 되고 있는 미얀마는 130여개의 민족이 한 국가를 이루어 살고있다.
민족단위로 한 국가를 이루는 것이 당연한 그림은 아니지만, 세계역사를 살펴보면 한 국가 안에서 다양한 민족들과의 공존이 더 큰 발전과 상생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때로는 대립과 갈등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번 남장여행에서 지역마다 친구네 집이 없어도 오아시스 마을들을 계속해서 다녀보고 싶은 이유가 이 것이다. 이 곳 신장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이 각자의 고유한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고 여러 민족들과 어우러져 살고 있는 모습들이 얼마나 다양할지 궁금하고 알고싶다.
(보후에서 택시를 타고 옌치숙소로 돌아와, 짐을 가지고 나는 쿠얼러시로, 친구는 집으로 향했다. 맛있는 점심과 저녁을 친구들이 대접해줬는데, 그 사진은 다 어디로 간건지..ㅠㅠ)
친구들을 학교에서 만나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친구들이 사는 동네로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니까,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내가 언어만 자신있게 하면 된다! 잘 들어주는 나의 친구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지역마다 친구네 집에서 함께 보낼 시간들이 더 기대되기도 한다.
옌치에서 쿠얼러까지는 버스로 1시간정도 걸렸다. 트럭아니고 버스였는데, 앞자리에 앉았는데 도로가 훤히 다 보이는 자리였다.
쿠얼러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다음여정의 버스시간과 요금을 확인해놓는다. 다음날 바로 쿠처로 이동하지는 않고, 하루 더 쿠얼러를 보고나서 이동할 계획이지만, 인터넷으로 알아보면 정보가 틀릴 수도 있으니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고 밖으로!
아. 이렇게 좋은(?)데서 묵지 않아도 되는데 ㅠㅠ 쿠얼러가 대도시라서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이 잘 되있을 줄 알았는데, 외국인이 묵을 수 있는 4성급 호텔은 몇군데로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사람은 한명인데 침대가 2개라니… 왠지 억울해! ㅋㅋ
톈산 산맥(天山山脈) 남쪽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 쿠얼러. 이 곳에서 보면 초원이 넓게 보여, 쿠얼러라는 지명은 '전망(展望)'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주민들은 대부분 위구르족이며 산록 지역에서 유목을 한다. 쌀, 밀, 옥수수 등이 생산되며 이 곳에서 나는 배는 특산물로 유명하다. 투루판(吐魯蕃)에서 이 곳까지 철도가 놓여 있는, 타림 분지 타림 강(Tarim R.) 북쪽의 교통의 요지이다.
2일 차 여행경비
보스텅호 입장료 60
택시 20 (보후현 > 옌치숙소)
택시 5 (터미널)
버스 20 (쿠얼러)
물 5
과일 7
쿠얼러숙소 160 (2박)
총 277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