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마음을 쓰기 위해 앉아 있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오랜 머뭇거림이 있었습니다. 솔직한 마음을 쓸 수 있을지 고민했거든요. 이렇게 문장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가 정말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 말입니다. 왜냐면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시험을 봤습니다. 떨렸습니다. 떨림이 불안인지, 설렘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주어진 시간 앉아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집에서 좀 떨어진 거리에서 시험을 봤습니다. 아침에 어머니가 차를 태워주셨습니다. 삼십 분 정도 차를 타고 갔고요. 아내가 동행했습니다. 한 중학교 정문 앞에 내려 시험장으로 올라갔습니다. 든든함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몰려왔습니다. 내 욕심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시험을 봤습니다. 놀랍게도 시험 감독관으로 십여 년 전 의무경찰 생활을 할 때 소대장이셨던 분이 들어왔습니다. 인사를 할까 말까 찰나 고민했는데요. 제가 먼저 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잠시 누군지 고민하시더니 알아보시곤 안부를 아주 짧게 나누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시험을 봤습니다.
아내가 십여 분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가는 길에 정답을 조금 맞춰봤습니다. 헷갈렸던 문제 몇 개만요. 헷갈렸던 문제를 제가 잘 맞춘 것 같아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스타벅스로 돌아와서 아내를 만나고 잠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가채점을 했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합격이 어려운 점수였습니다.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졌습니다. 이 모든 게 저의 욕심 때문인 것 같아서요. 아내는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다시 해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미안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나와 점심을 간단히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서 잠시 쉬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보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일요일부터는 밀린 일을 했습니다. 작은 도서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글쓰기 수업을 진행해서 다녀왔습니다. 월요일은 집에서 하루 종일 잠을 잤고, 화요일에는 인천에 다녀왔습니다. 인천에 있는 도서관에서 서평과 에세이 수업을 진행하는데요. 이번 서평이 ‘2분 30초 안에 음료가 나가지 않으면 생기는 일’이라 계신 분들이 모두 "요즘은 공부하지 않냐"고 물어봤습니다. 웃으며 근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수요일에는 망원에서 대만에서 온 편집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저녁에는 동네 도서관에서 '나만의 책은 어떻게 만드나요?'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중학생 자녀와 함께 온 아버지도 계시고 쇼호스트 분도 계셨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역시 그렇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 출판사 '숲물결'에서 나오는 다른 분의 책입니다. 글이 좋아서 읽을 때마다 글을 잘 쓰고 싶어집니다. 글을 잘 쓰고 싶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보다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싶습니다. 경찰관 말입니다. 그게 참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쉽게 그것에 닿는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그들에게도 제가 모르는 어려움들이 많았을 텐데요. 마음이 작아지는 요즘입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도전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마음은 그런데 어떤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머리로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답은 마음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안정, 욕심, 미래, 하고 싶은 것 등등 많은 단어와 문장이 마음에 떠다닙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어디 있어. 다 그렇게 사는 거지.'라는 생각이 오는 날도 있습니다. 저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여전히 표류하는 기분입니다. 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라고 생각했던 십대가 생각납니다. "성혁아, 너는 커서 삼십 대의 성혁이가 되었다. 달라진 것은 없고 너는 여전히 성혁이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지럽습니다. 이번 주에는 두통약을 자주 먹었습니다. 답답합니다. 답답한 마음은 어떤 알약을 먹어야 하나요. 아무튼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9월은 작업들을 하며 보낼 것 같습니다. 날이 점점 시원해지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시험말고 다른 이야기도 해야할텐데요. 더 솔직하고 풍성한 마음으로 써보겠습니다.
성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