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자는 정말 ‘개방적’일까?

by 리라이프

내가 프랑스인 남편과 연애했고, 결혼했다고 하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듣는 말이 있다.


“프랑스인은 너무 개방적이지 않아?”


사실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나 역시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했다.


인종, 문화, 가치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연애도, 결혼도 자유롭고
무엇이든 열려 있을 것 같다는 이미지.


하지만 프랑스에서 살고, 프랑스 남자와 연애하고,
결혼까지 해보니
그 말은 반쯤만 맞는 말이라는 걸 알게 됐다.




프랑스 안에서도 ‘프랑스’는 다르다


이건 지역 차이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프랑스 안에서도 파리는
좀 더 개방적이고 오픈 마인드한 이미지가 강하다.


프랑스 사람들 사이에서도
“파리는 프랑스가 아니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만큼 이민자가 많고,

외국 문화가 깊게 스며든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파리는
‘프랑스인’이 아니라 ‘파리지앵’이라고
따로 부르는 게 아닐까 싶다.
그만큼 파리는 파리만의 문화가 있다.




내 프랑스 남편은 조금 달랐다


하지만 내 프랑스 남편의 경우는
흔히 떠올리는 그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첫 여자친구이자 첫 연애가 나였고,

ISTJ답게 도덕적인 기준과 규범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도덕적인 문제, 예의 없는 행동,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선택에 대해서는
꽤 단호하게 선을 긋는 편이다.


남편은 타인의 삶을 존중하지만,
자기 삶에 들일 사람과 기준에는 쉽게 타협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또래에 비해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았다.

가볍게 만나기보다는
‘이 사람과 내가 맞는지’를
오래 고민하는 타입이었다.




존중 (Respect)


그럼에도 분명한 한 가지가 있다.

프랑스 남편은 솔직하고, 개인의 영역과 의견을 존중한다.

어떤 옷을 입든,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네 선택이야”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그게 참 멋져 보였다.

한국에서라면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왜?”, “굳이?”, “그렇게 해서 괜찮아?” 같은 말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이건 무조건적인 개방성이 아니라
개인의 영역을 존중하는 태도에 가깝다는 걸.


대화를 하다 의견 충돌이 생겨도
상대의 생각을 무시하거나 깎아내리지 않는다.
“너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나는 이렇게 생각해.”
그게 끝이다.




그래서, 프랑스인은 정말 오픈 마인드일까?


그래서 누군가
“프랑스인은 다 개방적이거나 오픈 마인드하지 않나요?”라고 물으면

나는 이제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요. (Non)”


프랑스인이라고 해서, 혹은 유럽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가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연애관을 가진 건 아니다.


요즘 소셜미디어를 보면 유럽 국적의 남자와 연애하며
“그 나라는 원래 개방적이라 이런 건가요?”
“제가 너무 닫혀 있는 걸까요?”
하고 고민하는 한국 여성들의 글을 종종 본다.


그럴 때마다 정말 말해주고 싶다.

국적과 상관없이, ‘좋은 사람’이라면
상대가 불편해할 행동과 말은 하지 않는다는 걸.


다만, 한 가지 확실히 다르다고 느낀 지점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여성의 몸과 관련된 이야기에 대해
훨씬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간다는 점이다.


생리에 대한 이야기,
생리통이나 여성용품,
피임에 대한 이야기까지도
일상적인 대화의 일부처럼 오간다.


이런 주제들이 굳이 숨겨야 할 것도, 불편해해야 할 것도 아니라는 분위기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이런 이야기들이 조심스럽게 돌려 말해지거나, 아예 언급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마법의 날’처럼
다른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그저 몸에 관한 이야기,
삶의 일부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대화 속에서도
과장되거나 민망해지지 않는다.


아마 이 지점에서만큼은
프랑스가 확실히 조금 더 편안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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