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살기로 했다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와, 멋지다.”
“로맨틱하겠다.”
“유럽에서의 삶이라니, 좋겠다.”
그 말들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말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그 결정 뒤에는 늘 따라온다.
오늘은 왜 프랑스에서 살기로 결정했는지,
그리고 막상 살아보니 어떤지
조금 솔직하게 적어보려 한다.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남편의 직장이었다.
남편은 프랑스 헌병대 장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오며 쌓아온 방향이자 정체성에 가까웠다.
결혼을 하면서 우리는 서로의 삶을 존중하기로 했고,
그 선택 안에는 상대의 꿈을 꺾지 않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의 삶은 어느 정도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사실 나에게도 프랑스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나 역시 다양한 나라, 문화 체험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고,
새로운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었고,
다른 언어로 하루를 보내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남편이 자라온 나라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여행자로 보는 나라와 살아보는 나라는 전혀 다르다는 걸 알기에
더 궁금했다.
그리고 한 가지,
아주 현실적인 생각도 있었다.
우리는 언젠가 아이를 가질 생각이 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도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는 환경이
한국보다는 프랑스에 더 가깝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프랑스가 무조건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과 삶, 부모와 개인 사이의 균형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한 사회라는 인상은 분명 있었다.
그리고 아주 현실적인 이유 하나.
시어머니는 다리가 불편하셔서
장거리 여행을 쉽게 하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반면, 우리 가족은 비교적
여행을 자유롭게 다니는 편이다.
“우리가 프랑스에 있으면 우리 가족이 프랑스로 놀러 올 수는 있겠다.”
아주 단순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이유였다.
프랑스에서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조용하고,
훨씬 더 고립적이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도시가 아닌 시골이다 보니
외국인으로서의 외로움, 서러움이
더 깊게, 진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새로운 문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새로운 언어.
아무리 내가 선택한 삶이라 해도
낯선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는 건
쉽지 않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날에는
괜히 내가 더 작아지는 기분이 들고,
아무 일도 없는데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 날도 있다.
정말 힘들다.
정말 외롭다.
많이 한국이 너무 그립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택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는
분명히 느끼고 있다.
나는 누군가의 아내가 되었지만
그 안에서 계속 나 자신을 이해해보려 애쓰고 있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나의 경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낯선 곳에서의 정착기와
그 안에서 흔들리고 배우는 나의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누군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면,
이 이야기들이 작은 동행이 되었으면 한다.
https://www.youtube.com/@relife94
그저 내가 선택한 길 위에서
조심스럽게 적응해가고 있는 중이다.
아마 이 이야기는
한 편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프랑스에서의 삶은
계속해서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으니까.
이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지치고 외로운 순간들을 어떤 마음으로 견뎌내야 할까.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선택은 무엇일까.
...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나는 매일 조금씩,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