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월간 실패

직접 하면 오래 걸린다

월간 실패 2013년 11월호

by reliq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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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상업 공간들은 업체를 섭외하여 재빨리 실내 공사를 마치고 바로 영업을 시작하지만... 들일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했고, 또 직접 해보고 싶어서, 견적부터 구매, 대부분의 설치까지 직접 하느라 공간을 열어 사람들을 초대하기까지 3개월이라는 기나긴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을지로 3가, 4가, 그리고 청계천 일대를 밥 먹듯 드나들게 되었는데, 나중에는 '어디 가면 무엇을 구할 수 있어요'라고 누군가에게 조언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달까. 바닥 데코타일을 결정하는 데에도 몇 번의 샘플 확인과 회의를 거치고, 나무 벽에 칠할 페인트 색을 결정할 때도 컬러 칩을 고른 후 몇 가지 색을 직접 칠해보는 테스트를 거쳐 최종 결정한 색을 조색했다. 조명과 조명 레일은 직접 구매해 설치하고, 테이블과 선반도 필요에 맞게 직접 만들고 설치했다. 싱크대와 콘크리트 블록, 타일을 사다가 부엌 공간도 하나하나 직접 만들었다.

비록 오래 걸리고 힘이 들기도 하고 심지어 비용이 그리 적게 든 것도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생각해보니 어디서 무엇을 구할 수 있는지 구석구석 알게 되었고 어떤 일은 전문 기술자에게 의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콘크리트 벽 뚫고 칼 블록 넣기 신공으로 팔 근력도 제법 생겼다. 빠질 수 없는 한 가지는 아마도 작업 후 멤버들과 함께 배를 채우고 잔을 기울이며 수고했다 토닥토닥 했던 시간들이 아닐까 싶다.


#릴리쿰 #오프닝까지3개월 #발품팔면비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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