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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나 라잎 Oct 27. 2022

뿌삐유: 푸릇한 향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텍스처

Wine Notes: 뿌삐유 까스띠용 2017

Poupille Castillon 2017

뿌삐유 까스띠용 2017


Merlot 멜롯 100%
France > Bordeaux > Castillon Cotes de Bordeaux 까스띠옹 꼬뜨 드 보르도
Ageing: 시멘트 &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6개월, 프렌치 오크 배럴 28개월(뉴 오크 배럴 70%), 병입 후 최소 1년 숙성.
14.5% ALC.
Serving Temperature: 16~17˚C
Taste & Style: 진한 자줏빛. 딸기, 체리 등의 풍부한 과일 향과 쌉쌀한 초콜릿 향, 오크나무, 바닐라, 가죽, 후추 등이 다채로운 아로마 형성.
With: 스테이크, 양갈비, 안심구이, 오리고기, 푸아그라, 파스타, 치즈 등
*구입처: 이마트 / 구입 가격: 39,800원

스위스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보르도 최고급 와인 중 하나인 샤또 페트뤼스(Chateau Petrus)와 최종까지 우열을 다퉈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은 '뿌삐유(Poupille)'. 그때의 빈티지는 1999. ‘신의 물방울’에도 등장한다.


보르도 우안, 까스띠옹 꼬뜨 드 보르도(Castillon Cotes de Bordeaux)의 멜롯 100% 와인.


어둡고 따뜻한 가넷 컬러. 생산자의 노트와는 다르게 내가 느끼기엔 삼나무의 푸릇한 향이 지배적이다. 체리 같은 붉은 과실의 향도 엿보이지만, 뿌삐유는 과하지 않은 얼씨한 느낌의 풀 바디 와인으로 초콜릿, 흙, 가죽의 느낌에 허브, 삼나무의 기분 좋은 스파이시한 향이 나고 질감은 벨벳처럼 부드럽다.


Henri-Joseph Harpignies, 'Autumn Evening', 1894 (Source: The National Gallery, London)

낮은 명도의(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둡지는 않은) 몇 가지의 제한된 자연의 색으로만 그려진 풍경화 같다. 위 작품의 타이틀인 'Autumn Evening'의 두 단어와도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그저 혼자의 식사에 와인을 곁들이고 싶어 별 생각없이 열였는데, 벨벳처럼 부드러운 와인이 내 마음에 포근하게 내려앉았다. 보르도의 2017 빈티지는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빈티지인데도 이렇게나 맛있는 걸 보면, 좋은 빈티지의 뿌삐유도 궁금해진다.


그런데 며칠 뒤에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3분의 1보다는 조금 더 마시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이틀 뒤에 다시 꺼내어 마셨는데, 전혀 다른 와인이 되어있던 것. 뿌삐유는 오픈 후 빨리 마셔야 하는 와인인가 보다. 남은 와인도 남김없이 모두 마시긴 했지만, 3분의 1만 마시고 버린 것 같은 기분;;


다음 와인 장터에 또 보이면 데려와서 지인들도 맛 보여줘야지! 뿌삐유 하나만으로도 이번 가을 장터에서의 와인 쇼핑은 성공적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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