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졸레 누보 이야기와 미스터 노 쉴피트, 조르쥐 뒤뵈프

Wine Notes: 알베르 비쇼 미스터 노 쉴피트, 조르쥐 뒤뵈프

by 애나 라잎

1395년, 프랑스 부르고뉴 공작 필리프 2세(Philippe II, duc de Bourgogne)에게 쫓겨난 '가메(Gamay)'. 피노누아만 남기고 가메 품종을 멀리 쫓아내라는 필리프 2세의 지령에 따라 추방당한 가메는 보졸레에 터를 잡고 그 지역의 농민들이 마시는 테이블 와인 정도로 소비된다. 그러다 1951년 11월 13일, 갓 생산된 와인을 통에 바로 부어 마시는 그 지역만의 전통이 축제로 발전하였고, 1985년엔 '조르쥐 뒤뵈프(Georges Duboeuf)'의 마케팅으로 지금의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가 있게 된다.


특별한 이벤트처럼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0시, 전 세계에 일시 판매되는 것. 발효나 숙성을 거치지 않고 빨리 소비되어야 하는 가메 품종의 특성이 장점으로 내세워져, 보졸레 누보는 그 해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 바로 마시는 신선한 '햇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Nouveau'는 'New'라는 의미.


이번에 처음으로 보졸레 누보를 마셔보는데, 따끈따끈하게 나온 햇와인은 내추럴 와인으로 마시는 게 더 맛있지 않을까 해서 크뤼급의 내추럴 보졸레 와인을 하나 사고, 또 집 앞 편의점 앱을 뒤적거리다 빌라쥐급 하나를 더 들였다.


Albert Bichot, Mr No Sulfite Beaujolais Villages 2022

알베르 비쇼, 미스터 노 쉴피트 빌라쥐 2022


Gamay 가메 100%
France > Bourgonue 부르고뉴 > Beaujolais 보졸레
Serving Temperature: 10~13 ˚C
Taste & Style: 강렬한 루비 컬러, 블루베리 등 과실의 풍미와 실키한 탄닌.
With: 붉은 육류, 익힌 해산물, 흰살 생선, 채소, 피자, 파스타 등
*Vivino: 3.5
*구입처: GS25 / 구입 가격: 24,900원

1831년, 베르나드 비쇼(Bernard Bichot)가 설립해 6대째 이어오고 있는 알베르 비쇼(Alberic Bichot)가 유기농 공법으로 생산한 보졸레 와인, 미스터 노 쉴피트(Mr No Sulfite). 'Sulfite'는 이산화황을 의미하는 단어로, 미스터 노 쉴피트는 유기농 공법으로 생산하였을 뿐 아니라, 정제나 여과 과정 또한 거치지 않았다. 그래서 보졸레 와인의 특성을 이해하기보단 '내추럴 와인'의 매력을 흠뻑 즐기게 해 준 와인이다.


‘진짜 내추럴한’ 내추럴 와인이다. 전혀 정제되지 않아 동동주처럼 투박한 느낌이 있고(바디감은 미듐-풀 정도), 꽤나 큼직한 포도 껍질마저 보인다. 와인이라기보단 ‘포도주’의 느낌이 강하다. 산미가 높진 않고 단 맛도 느껴진다. 진짜 달다기 보단 잘 익은 포도의 단맛이랄까.


정제되지 않은 내추럴 와인들은 다 이런 건지 향도 엄청나다. 함께 한 피자 냄새는 꼬리를 감추고, 공간이 포도주향으로 가득 찼다. (누가 들어오면 뱅쇼라도 만드는 줄 알겠네-) 보졸레 누보에서는 풍선껌이나 바나나 향이 난다는데 그건 잘;;


와인과 상관없이 피자가 먹고 싶어서 피자랑 먹었지만, 그리 잘 어울리는 조합 같지는 않았고, 내가 좋아하는 생 모레 크림치즈와 참크래커만 있어도 충분하다. 그냥 마셔도 주스같이 맛있는 와인이니까.


1년에 한 달쯤은 신선한 햇와인을 이렇게 내추럴 와인으로 즐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친구와 둘이 마시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아쉬움에 한 병 더 살까 생각도 했지만, 아쉬움을 그대로 간직한채 내년에 또 마시기로-!




Georges Duboeuf, Beaujolais Nouveau 2022

조르쥐 뒤뵈프, 보졸레 누보 2022


Gamay 가메 100%
France > Bourgonue 부르고뉴 > Beaujolais 보졸레
Serving Temperature: 14~16 ˚C
With: 토마토소스류의 파스타, 각종 피자, 치즈, 한국 음식 등
*Vivino: 3.6

계획에 없었는데 편의점에 들어갔다 나와보니 내 손에 들려있던, 보졸레의 황제라 불리는 '조르쥐 뒤뵈프(Georges Duboeuf)'의 보졸레 누보. 알베르 비쇼의 노 쉴피트 보졸레 빌라쥐를 먼저 접하고 마시니, 그저 그랬다.


라이트한 편에 속하는 바디감, 차갑고 어두운 자줏빛. 체리, 블랙커런트와 같은 과실류의 아로마에, 향에서도 맛에서도 쌉싸름한 느낌이 있다. 산도도 탄닌도 좀 있는 편. 또 찾을 것 같지는 않다.


보졸레 크뤼도 올해가 가기 전에 마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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