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서버팀 개발자 김정훈님은 올해로 20년째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을 두루 거쳤으며 창업도 두 번 해본 노련한 개발자입니다.
“첫 창업은 20대 때였는데, 인디게임회사였어요. 돈이 없어서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병행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만든 게임이 문화부 장관상도 타고 그랬죠. 두 번째로 창업했을 땐 가정이 생겨서 돈을 벌어야 했어요. 그래서 외주일을 닥치는 대로 하니 재미가 없는 거예요. 공동창업자에게 지분을 넘겨주고 그만뒀어요.”
창업한 회사를 나온 정훈님은 규모 있는 IT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된 회사였습니다.
“급성장한 회사여서 서비스의 코드가 개선할 게 많았어요. 오랜만에 개발에 오롯이 집중하다보니 정말 재미있어서 매일 밤늦게까지 일했어요. 회사에서도 인정 받아서 리더 역할까지 맡았죠. 2년 넘게 다녔어요.”
하지만 성장의 벽을 느꼈습니다.
“전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도 주로 기반을 닦는 일을 했어요. 열심히 해서 10이었던 기술 수준을 80까지 올리곤 했는데, 사실 그 다음부터가 진짜 어렵거든요. 저는 100 이상을 가고 싶은데, 계속 80까지만 쌓아올리다 보니 성장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개발실 문화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이끌던 실장님까지 나가면서 성장은 더 더뎌졌어요. 새로운 걸 공부하고 도입하고 그런 과정에서 자극을 받아야 일할 수 있는 건데, 그런 자극이 멈춘 거죠.”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은 정훈님은 이직할 회사를 찾았습니다. 후보 회사를 까다롭게 골랐습니다.
“현실적인 조건을 받쳐주면서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지였어요.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유연함과 기민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기술 기반이 있는 회사여야 했죠. 리멤버의 기술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제가 찾던 회사 같았어요. 어떻게 하면 기술 수준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정훈님은 리멤버에 합류했습니다.
“코드가 잘 짜여있고 문서화도 잘돼있는 스타트업은 드물어요. 당장 오늘 먹고 살기도 버거운데 어떻게 그런 것까지 신경쓰겠어요. 그런데 리멤버에는 테스트코드가 7,000개가 있더라고요.”
20년차 개발자 정훈님에게도 테스트코드 7,000개가 있는 회사는 처음이었습니다. 배경에는 회사의 문화와 시스템이 있다고 정훈님은 얘기합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다른 동료들한테 테스트코드를 작성하는 습관을 전파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작은 회사에 있을 때는 바쁘고 먹고 살기 힘드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큰 회사라고 해서 그런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드라마앤컴퍼니에선 어떻게 가능한가 봤더니 CEO인 재호님(리멤버에선 서로를 ‘님’으로 부릅니다)을 포함해 회사 전반에 품질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입사 초반에 재호님과 나눈 대화가 아직도 기억나는데요. 재호님이 개발자는 아니지만 개발 문화와 프로세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좋은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어요. 경영진이 개발에 관심을 가지면 개발 환경이 나아지고, 개발자들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죠. 그게 우리 회사의 큰 장점이에요. 꼬인 코드 때문에 일을 못하는 일이 줄거든요."
잘 짜인 코드처럼, 드라마앤컴퍼니의 업무 방식은 간결하고 짜임새 있었습니다.
"드라마에 입사했는데 회사 생활 가이드를 정리해둔 ‘드라마 생활백서’를 보고 정말 놀랐어요. 회사 생활에 관한 A부터 Z까지 모두 적혀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문화가 회사 곳곳에 녹아있더라고요. 제가 일하는 서버팀은 API 스펙을 굉장히 잘 정리해두고 있었고요. 지금 리멤버 회원이 300만명인데, 서버 개발자는 두 명이에요. 개발자 지인들한테 이 얘기를 하면 ‘그 정도 서비스를 어떻게 두 명이서 관리하고 있는 거냐’는 질문이 돌아와요. 새 기능도 개발하고 인프라도 관리해야 하고, 당연히 기존 서비스도 운영해야 하니까요. 시스템이 잘돼있으니까 두 명이서 할 수 있는 거죠. 잘 관리된 시스템 덕분에 꼭 리더가 아니더라도 개개인이 판단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요.”
잘 짜인 시스템과 수평적인 관계는 직원 개개인에게 더 큰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팀을 이끄는 리더와, 리더를 대하는 팀원들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서버팀 리더인 담형님과 서로 존중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있어요. 저 스스로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걸 개선하고, 버그를 해결하면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성장에 자극을 주는 동료와 일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매력포인트예요. ”
개발 20년차 김정훈님은 여전히 성장하고 싶다고 합니다.
"명시적인 리더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드라마앤컴퍼니 출신 서버개발자다'라고 하면 어디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서버팀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