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부처의 말』을 펼친다
은 때때로 마음의 결을 거칠게 긁고 지나간다.
사소한 한마디에 흔들리고 예기치 못한 감정에 휘말릴 때가 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감정을 견디는 일이며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서늘한 지점에서 조용히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필요하다.
그럴 때 우리는 묻는다. 어떻게 해야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순간 2500년 동안 사랑받은 《초역 부처의 말》 속 문장들은 마치 오래된 현자의 손길처럼 흔들리는 내면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부처가 남긴 190개의 문장은 길지 않다.
그러나 그 심연은 깊고 삶의 결을 조용히
정리하는 힘을 품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나는 부처에게서 인생의 해답을 찾았다.”라고 말했고 키아누 리브스는 “부처를 만나고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라고 고백했다.
현대의 삶이 빠르게 소란해질수록
이 문장들의 호흡은 더 깊은 공명을 남긴다.
분노는 종종 타인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화살의 궤적을 따라가 보면 결국 돌아와 내 마음에 꽂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처는 말한다.
"적을 괴롭히고 싶다면 화내지 않는 것이 가장 정교한 전략이다."
흥분하여 내뱉는 말은 듣는 이보다 먼저 말하는 이의 마음을 상처 낸다. 날카로운 음절과 거친 호흡은
시간이 지나도 잔향처럼 남아 내면을 갉아먹는다.
화를 다스리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나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원망은 반복될수록 깊어진다.
습관처럼 되풀이되는 감정은
삶의 방향을 미묘하게 틀어놓고
표정에 그늘을 남긴다.
부처는 말한다.
“결국엔 네가 사라지고, 나도 사라진다. 그렇다면 아무려면 어떤가.”
이 문장은 집착이라는 굵은 매듭을
조용히 풀어내는 힘을 지닌다.
사람의 감정은 거대한 파도 같지만
그 파도 위에 휩쓸릴지
잠시 호흡을 고를지는
결국 나에 달려 있다.
말은 손으로 잡을 수 없지만
그 무게는 돌보다 무겁고
그 온도는 유리조각처럼 날카롭다.
가벼운 농담이 날카로운 화살이 되고
순간의 말실수가 오랜 상처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말은 조심스러운 선택이어야 한다.
고요히 침묵을 선택하는 일은
어떤 수사보다 정확한 소통일 때가 있다.
세상은 실수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실수의 상당 부분은 내가 저지른다.
타인의 부족함을 보았다고 해서
내가 화낼 이유는 없다.
그보다는 내면을 향해 질문해야 한다.
나는 오늘 무엇을 어겼는가.
나는 누구에게 상처를 남겼는가.
그 한 번의 질문이
삶을 더 깊은 층위로 내려가게 한다.
불꽃처럼 화내는 사람,
오래 원망을 저장하는 사람,
자신의 결점을 감추기 위해 친절을 가장하는 위선자.
그들은 삶의 질감을 거칠게 만든다.
부처는 그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충고한다.
사람은 닮아가기 마련이며,
그 닮음은 어느새 습관이 된다.
때로는 거리를 두는 것이 배려이며
보이지 않는 선을 긋는 일이 지혜다.
삶은 매일 작고 큰 파도를 몰고 온다.
누군가의 퉁명스러운 말투,
예상치 못한 실수,
뜻밖의 오해.
그때마다 마음이 흔들린다면
내면의 중심은 쉽게 무너진다.
그러나 부처는 말한다.
미치도록 화가 나더라도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도록 연습하라고.
불쾌한 상대 앞에서도
친절과 동정을 잃지 말라고.
자비는 약함이 아니다.
흔들림 없이 버티는 뿌리다.
부정적인 생각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마치 그림자가 뒤따르듯이.
반대로 온화한 말과 긍정적인 행동은
평온이라는 이름의 선물로 되돌아온다.
오늘 내가 뿌리는 말의 씨앗은
내일의 마음에 꽃을 피운다.
비난은 마음을 폭주하게 만들고
칭찬은 들뜨게 하여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하지만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산처럼
묵묵히 흘려보낼 줄 안다면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평가는 타인의 시선에서 출발하지만
자유는 내 마음에서 완성된다.
왜 우리는 부처의 말을 펼치는가
삶은 어느 날 갑자기 무거워지고
마음은 작은 파동에도 흔들린다.
그러나 한 줄의 문장은
그 흔들림을 가라앉히는 닻이 된다.
우리는 그 닻을 되찾기 위해 책을 펼친다.
삶이 아무리 복잡해도
문장은 간결하고
세상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마음은 고요해질 수 있다.
삶의 중심은
언제나 마음 안쪽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그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오늘도 책장을 넘긴다.
마음의 주인이 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