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속 아이 - 기욤뮈소

아쓰

by Poison After Feeling

대 주식회사 ㄹㅁㅋ 서울 지점이 몸담고 있는 SK V1 1층 로비 엘리베이터 옆에 약 2년 전부터 미디어 광고판이 설치되었다. 소리 소문 없이 생긴 미디어 광고판은 생각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는데 그중에 하나가 새로 나온 책 소개다. 그 덕에 기욤 뮈소의 신간 <미로 속 아이>를 알게 됐다. 궁금하단 생각을 갖고 있던 터에 예쓰 역시 같은 광고판을 보고 3월의 책으로 <미로 속 아이>를 구매 신청해서 스틸해버림. 아직 책을 읽지 않았다면 잠시 내 독후감은 뒤로 미뤄두시길... 이미 구두로 조금 감상평을 남겨버렸지만 선입견을 심어주고 싶지 않아...


왜 때문인지 난 꽤나 오랫동안 기욤 뮈소와 알랭 드 보통을 동일 인물로 생각했다. 기욤 뮈소가 쓰는 책이 죄다 에세이인 줄 알았지 뭔가. 기욤 뮈소가 추리 소설을 쓰는 걸 몇 년 전에 처음 알아서 그제야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이라는 책으로 처음 기욤 뮈소를 접했다. 꽤나 재밌게 읽었고,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만큼 그 분야에서 이름 꽤나 날린 기욤 뮈소의 다음 작품들을 벼르고 있다 만난 작품이라 그만큼 기대치가 꽤나 컸었다.


SPOILER ALERT‼

책을 읽으실 예정이신 분들은 돌아가세요.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1


서론이 쓸데없이 긴 것으로 아마 유추했겠지만... 이 소설 너무 재미가 없... 충격과 공포일 정도로 실망이 크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클리셰 범벅과 지나치게 재미없고 이제는 뻔하다 할 만한 반전으로 마무리되는 결말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근래 본 추리 소설 중 가히 최악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정말 재미가 없... 책에 이것저것 많은 장치를 해놨는데 그거야말로 이 책이 재미없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반전을 위한 반전인 게 반전


이 책에는 크게 4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탈리아 초갑부 초미녀 오리아나와 그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아드리앙 들로네. 오리아나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쥐스틴 팀장 (근데 이제 베르고미 형사를 곁들인...) 그리고 자기가 '어둠의 여인'이라면서 깝치는ㅋㅋㅋㅋ.... 묘령의 여인 아델.

등장인물 소개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이 책은 오리아나가 초호화 보트에서 알 수 없는 괴한에게 살해당하고 살인범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 추리 소설이다.

아내가 죽으면 1순위로 수사망에 들어오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배우자가 된다. 수사 진행이 미적지근하던 차에 갑자기 아드리앙 들로네의 집에서 범행 도구로 의심되는 부지깽이가 발견되면서 들로네를 집중적으로 범인으로 지목해 수사가 진행된다.

결론부터 말해버리자면, 범인은... 오리아나 본인이었다! 두둥탁. 어떤데... 이 말도 안 되는 반전. 알고 보니 오리아나는 엄마와 자동차 사고를 당하는데 그때 자신이 케이지에 있던 고양이를 풀어버려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해 크게 죄책감에 시달렸고, 그때부터 자아 분열을 통해 현실 도피를 했다는 것. 이 무책임한 자아 분열 반전이 다가 아니다...

결론부터 까버려서 중간에 생략된 내용을 얘기하자면, 오리아나는 뇌종양 말기를 선고받아 자신이 죽고 난 뒤 자신의 남편과 아이들을 챙겨줄 차기 아내를 뽑는데, 그 후보자가 바로 자기 아이들 한 번 베이비 시팅 해 준 어둠 속 묘령의 여인 아델. 다짜고짜 아델을 찾아가서 나 이제 죽는데, 너 내 남편이랑 사귀실?을 시전한다.

처음에 거절했던 아델은 피아노 치는 들로네를 보고는 반해버리고 결국 오리아나의 주도하에 들로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 그러던 중 병원에 찾은 오리아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데... 갑자기 뇌종양이 깨끗하게 완치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더 이상 아이들과 남편을 떠나보낼 이유가 없게 된 오리아나는 아델에게 이 돈 먹고 떨어져를 시전 하지만 아델은 이미 들로네와 깊게 사랑에 빠지심. 자신이 들로네의 새로운 뮤즈라며 급기야는 오리아나를 죽일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오리아나 = 아델이다. 아델이 오리아나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킬러를 찾아가서 오리아나를 죽여달라고 사주하는데 자기가 자기 죽여달라고 찾아간 꼴. 아니... 선생님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여... 이미 닳고 닳디 단 밤 양갱 자아분열은 진짜 참고 참는다 해도 뇌종양 말기가 순식간에 치유되고 (노벨상

감) 자기 자신을 죽여달라고 사주하러 간 여자의 사주를 아무 의심도, 말도 없이 들어준다고? 아무리 돈에 눈이 먼 자본주의 혐오자(?)라고 해도 이건 좀 너무하다 싶지 않나요...

진짜 화나는 건 마지막 결론이다. 알고 보니 갑자기 발견됐다던 범행 도구는 수사가 너무 미지근해서 들로네가 일부러 심어 둔 거였고, 들로네를 조사하던 형사 쥐스틴은 모든 사실을 밝혀낸 뒤 갑자기 들로네랑 정분이 난다. ?????? 아니. 혼자 들로네 취조하러 가면서 드레스 입고 멋 부리면서 자기 남자 만나러 간다고 하는 것

부터 쟤 왜 저래... 싶었는데 결말이 진짜 왜 이러는 거죠? 쥐스틴 팀장은 남편이 젊은 의사랑 바람이 나서 우울증으로 살도 찌고 어쩌고 저쩌고 신세 한탄하다가 잘생긴 들로네가 취조 중에 긁긁하면 긁히다가 1년 동안 못 푼 미스터리를 갑자기 풀어버리고 들로네랑 사랑에 빠진다...? 도무지 이 쥐스틴이라는 캐릭터에 정도 안 가고 이해도 안 가고... 네... 그렇습니다. 결국 진짜 광기 두 여자의 투맨쇼로 이야기는 정리가 됩니다...

예전에는 '아 ㅅㅂ 꿈'이 무책임한 반전의 끝이었다면 이제는 자아분열이나 정신병으로 반전을 이끄는 게 제일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작가들도 꿈은 좀 너무 했나... 싶어서인지 이제 정신병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드는 거 같아서 좀... 갑갑하다. 꿈이나 망상이나 다를 게 뭐라고. 이런 건 좀 가짜 광기 같아. 진짜 광기는 초등학생을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고 자해하는 그런 사람이 진짜 광기지. 1












1 스포를 당하고 읽어보겠소 - 예쓰

1 제가 지금 무슨 내용을 읽은 건가 싶고요.... 이 줄거리가 실화인가요...? 엄청나다며 대작이

라며 그렇게 광고를 때려놓고서는... 그래도 책 산 거 아까우니까 읽어보긴 할게요^_^ - 예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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