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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A Sep 15. 2016

안녕, 대만?

8월에 떠났던 타이페이 지우펀 우라이 여행 프롤로그



타이페이로 떠났던 지난 팔월



직장인이 되고 나서 떠나는 나의 첫 해외여행이었다. 눈칫밥으로 휴가를 이틀만 딱 쓰고 3박4일 일정으로 타이페이 지우펀 우라이 이렇게 세 곳을 다녀왔다.



직장인이 되니 풍족한 예산을 확보하고 어디론가 떠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다만 도저히 어딘가로 떠날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이 생겼지만 말이다. 말로만 들었지 막상 직접 이 아이러니한 현실을 목도하니 맘이 쓰라렸다.

무더운 날씨를 뒤로하고, 왠지 더 더울 것만 같은 대만으로 떠났다. 길지 않은 여름휴가 4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일단 가까워야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2시간 30분 정도면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덕후로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지우펀에 꼭 가보고 싶었던터라 대만으로 결정!


용산사 야경
용산사에서 향을 피우고..
지하철 내부 모습
귀여움이 넘치는 이지카드


타이페이는 교통이 편리했다. 우리나라의 티머니 카드 같은 '이지카드'라는 것을 가지고 충전해 다니면서 지하철을 타면 된다.


우리나라 보통 택시보다 더 넓은 것이 장점 (?)


그리고 택시! 서울처럼 주요 관광지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흩어져 있어서 힘들다 싶거나 못찾겠다 싶으면 그냥 택시를 탔다. 그래 난 직장인인데! (이건 뭔 부심인가?) 예전 같았으면 부들부들 손떨리며 썼던 돈을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날 발견했다.

단 영어가 안통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택시를 타기 전에 찾아 가야할 곳의 사진을 찍어두거나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한자로 적힌 호텔명, 식당 간판 사진을 저장해 놓은 뒤 보여드리는게 좋다.





타이페이 101 빌딩


타이페이 101 빌딩, 어두운 밤에 달과 함께 반짝이는 모습 그리고 푸른 하늘과 동동뜬 구름 사이로 보이는 모습 둘 다 매력적이었다. 어느 여행지나 낮과 밤 각기 매력이 넘쳐서 어느 하나 포기하기 힘들었다.

이 빌딩은 대나무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고 들었다.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저 빌딩은 시내 곳곳에서 보였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여행 온 기분이 물씬 났다.

타이페이 빌딩 위로는 올라가보지 않았다. 올라가면 타이페이101 빌딩은 보이지 않을테니 말이다. 우리는빌딩 근처만 구경하고 돌아왔다.



타이완 비어
소룡포
새우볶음밥
샤오마이


여행에서 맛난 음식은 꽤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맛난 음식을 먹은 하루는 식사 외에 별다른 걸 하지 않아도 기분이 좋았다. 대만 음식들은 거진 다 나와 잘 맞았던 것 같다. 약간의 느끼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도 곧 가셨다.

덴수이러우 (Dian Shui Lou)에서는 시원한 맥주와 쟈스민차 새우볶음밥과 샤오마이, 샤오롱바오를 먹었다.


우육면
연두부 튀김
돼지고기볶음


키키레스토랑 (KiKi Restaurant)

만족도가 참 높았던 식당이었다.

우육면 돼지고기볶음 연두부튀김

그리고 시즌메뉴인 수박주스와 맥주!

한국인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매콤한 맛,

저 볶음을 진공포장해서 판다면 집으로 싸오고 싶을 정도였다.



지우펀의 숙소


타이페이에서 하루 묵고 지우펀으로 이동했다. 많은 사람들은 택시투어를 통해 하루에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 이렇게 네 곳을 돌고 타이페이로 다시 돌아가는 루트로 여행을 한다. 나와 J는 하루에 여러곳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한 곳 진득히 보는 걸 더 좋아해서 지우펀에만 있기로 결정했다. 다른 곳들도 정말 궁금하고 가보지 못했다는 것에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지만 후회는 없다. 충분히 지우펀 한 곳에서도 좋은 기억들을 많이 얻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지우펀에 잡아둔 숙소에 체크인 후 낮잠을 좀 자다가 나가서 여유낙낙하게 지우펀을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숙소로 돌아왔다.


지우펀 어느 찻집
하늘이 물들고 있다
지우펀 일몰
어둠이 내린 지우펀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며 하늘을 불태웠다.

점점 더 벌겋게 달아오르는 하늘을 바라보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


먼 이국땅에 여행와서야

해가 지는 모습을 찬찬히 바라볼 여유를 찾았다.

지우펀에서는 꼭 일몰을 봐야한다.

정말 아름답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영화 배경이 되었다는 아메이차주관

영화 배경으로 유명하다는 찻집 옥상에 올라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다과를 즐기고 나면,

늦은밤이 찾아와 홍등이 더 밝게 빛난다.


홍등 켜진 골목 골목을 거닐면

한낮에 가득하던 사람들은 다 빠지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지우펀을 마주할 수 있다.


지우펀 홍등거리
한낮의 푸르른 지우펀
시원한 전망과 시원한 맥주 ♡


지우펀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조식을 먹고 숙소에서 나와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입맛에는 영 아니었지만 풍경 덕인지 기분은 좋았다.


지우펀을 뒤로하고,

마지막 행선지인 우라이로 향했다.

마지막 날이니 만큼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여태 무리한 일정은 딱히 없었다.)


보통 우라이에서는

온천만 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 곳 진득히 붙어있는 걸 선호하는 둘은

여기서도 그냥 하룻밤 자기로 했다.


대만의 여러 여행지 중에서도 베스트였던 이 곳.


창가로 우라이 옥빛 불결이 비친다
우라이 숙소
숙소와 레스토랑 사이의 풍경
아트 퍼포먼스
저녁 식사 후 숙소에서 제공해준 와인을

우라이에서는 리조트 안에만 있었다.

딱히 마을을 돌아보러 나가지 않았는데

덕분에 정말 그냥 푹 쉬었던 것 같다.


에메랄드빛 물결을 바라보며

그 넓은 공간에서  혼자 온천욕했었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숙소 안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다
숙소에서도 볼 수 있는 아트 퍼포먼스

비용면에서만 보면 저렴하지는 않으나,

만족도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다음에 다시 또 가고싶은 곳이다.


아무 고민 없이 그저 나에게 들이닥치는

새로운 경험들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방해받지 않고 오롯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곳에서 풍겨나오는 이국적인 향기도

놓칠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

산뜻한 레몬그라스 내음에 반해 한국에 와서 그 향이 나는 바디로션을 구입했다.



생각보다 덥지 않았고

쾌적하고 편리했고 볼거리도 많았으며

맛난 음식에 힐링도 제대로 하고 온

알찬 여행!


정말 아쉬운 점은 3박 4일이 아니라

일주일 정도 여유낙낙하게 대만을 돌아봤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거.

참 다양한 매력이 넘쳐 흘렀던 대만,

아쉬움을 가져왔으니 또 대만을 찾게될 것만 같다.


애달픈 마음을 뒤로하고

안녕 대만!

이제 한국으로,

이제 현실 속으로.



(출근하기 싫다를 수없이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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