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씨엠립에서 마지막 하루
툭툭 타고서 쿨렌 레스토랑에서 보레이 앙코르 호텔로 이동했다. 캄보디아 씨엠립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낼 곳이다.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이국적인 향기가 너무 좋았다.
연을 모티브로 한 호텔인가? 연 조형물들과 장식된 연꽃들이 곳곳에 있었다. 미리 맡겨둔 짐을 찾고서 우리가 예약한 방으로 들어갔다.
짙은 나무빛깔의 바닥재와 가구들. 은은한 노란 빛깔의 조명.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편안하고 깨끗했던 침구. 탁자 위에 놓여져 있던 연꽃. 침대 위에는 우릴위한 자그만한 선물이 올려져 있었다.
욕실에는 월풀 욕조가 구비되어 있어서 피로를 풀기 제격이었다. 외부에 자쿠지가 있었는데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서 밤중에 이용하기에는 어려웠다. 대신 월풀욕조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며 여독을 풀었다.
저녁을 먹고 왔으나 또 다시 출출해진 우리는 룸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핫윙이랑 과일 모듬 셋트 그리고 시원한 맥주를 주문했다. 그리고 유투브에서 하쿠나 마타타 동영상을 찾아 틀었다.
이번 씨엠립 여행 중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하쿠나 마타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언제 누가 시작한 것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여튼 둘이 신나서 계속 불렀다. 툭툭 위에서 부르고 관광지 거닐면서도 부르고 시도때도 없이 불렀다.
하쿠나 마타타. 스와힐리어로 문제 없다는 뜻이다. 이 노래를 부르면 더 흥겨워졌다. 한국에서 늘상 붙들고 있던 걱정과 근심이 다 사라지는 듯 했다. 행복 가득했던 우리 여행의 마지막 밤.
눈을 뜨니 창 너머에서 아침 햇살이 들이쳤다. 밤에는 보이지 않던 이국적인 나무들이 잠을 깨웠다. 오늘이 캄보디아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는게 너무 아쉬웠다. 씨엠립에 있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었다. 혼자 갔었던 유럽 여행에서는 고생을 정말 많이 해서 힘들 때가 많았는데 말이다.
이날 일찍 일어나서 자쿠지를 써보고 싶었는데 결국 눈으로 보기만 하고 간다. 어젯밤에 써볼려다가 찬물밖에 안나온다길래 좀 따뜻한 아침에 써볼까 했는데! 늦잠을 자버렸다.
자쿠지는 포기하고 눈 비비며 조식 먹으러 가는 길. 인테리어가 참 멋있다. 약간 자줏빛 도는 진한 나무색이 마음에 들었다.
아침 햇살을 한껏 받으며 식사를 했다. 정말 맛있었던 쌀국수! 해장할 것도 없었는데 절로 해장되는 국물이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커피. 이전에 먹었던 커피는 특유의 꾸룽(?)한 향이 있어서 별로였다. 그런데 그건 내가 묵었던 앞전 숙소의 커피만 그런건가 보다. 여기 커피는 특유의 꾸룽한 향이 나긴했지만 기분나쁘지 않고 좋았다. 그리고 진하고 쌉사래하면서도 고소했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커피를 마시니까 너무 좋더라.
달콤하고 부드러웠던 망고. 접시를 채우러 갈 때마다 망고는 항상 접시 한 귀퉁이를 차지했다. 나중에는 망고만 접시에 담아와서 냠냠 먹었다.
조식 먹고나서 그냥 가기가 너무 아쉬워서 칵테일 한잔씩만 먹고 좀 쉬다가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부족하니 수영은 못하지만 썬베드에 누워서 잠깐의 여유를 느껴보았다.
이른 아침의 노오란 햇살이 화사하게 눈 앞을 비췄다. 수영장 안에 채워진 물은 반짝반짝 빛났다.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내 몸에 닿는 햇살이 참 따스해서 기분 좋은 날씨였다.
모히또와 마가리따. 홀짝홀짝 마시며 마지막으로 기억될 씨엠립 풍경을 담았다. 아, 정말 나오기가 너무 아쉬웠다. 칵테일을 마시고난 뒤 방으로 돌아가서 짐들을 챙겨 나왔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서둘러야했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툭툭을 타지 않고 택시를 구해서 가려했다. 호텔에 이야기하니 고맙게도 차를 내주셔서 편안하게 씨엠립 공항까지 갈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위탁 수화물을 보내고 체크인도 하고 입국시 비자 발급받을 때처럼 손가락 지문도 찍었다. 이제 캄보디아 안녕!하고 아쉬워하는 찰나 눈앞에 기념품 샵들이 펼쳐져있다.
우리 둘 다 눈이 돌아가서 지인들에게 줄 소소한 선물들, 각종 기념품들을 쓸어 담았다. 그리고 마침내 비행기에 올라 홍콩을 거쳐 인천으로 향했다. 그렇게 캄보디아 여행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