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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A Mar 01. 2021

동백꽃 가득 핀 여수 오동도



동백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여수 오동도를 찾았다. 소노캄 여수에서 하루 머물렀는데 바로 뒷편에 오동도가 있어 도보로 가기 수월했다. 차는 호텔 주차장에 세워두고 긴 방파제를 걸어서 오동도에 갔다.





20여분간 방파제를 걸어서 오동도에 가도 되고 방파제 입구에서 오동도행 유람선을 탈 수도 있다. 우리는 가는 길에 바다도 구경하고 운동 삼아 걸을 겸 유람선을 타지 않았다. 멀리 방파제 끝으로 보이는 섬이 오동도였다. 처음에는 오동도가 눈 앞에 보여서 금방 갈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방파제가 길었다.





오동도. 멀리서 섬을 바라보면 그 모양이 오동잎처럼 생겨서 그리 불렸다고 한다. 하지만 오동도가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수천그루의 동백나무. 섬을 가득히 채운 동백나무들이 매년 1월에서부터 3월까지 섬을 붉은 꽃바다로 만든다.

나무 데크길을 따라 걸으며 멀리 파란 바다를 보고 붉은 동백꽃도 보았다. 빽빽히 들어선 나뭇잎들 사이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었다. 만개해 바닥에 툭툭 떨어진 동백꽃들이 낙엽 깔린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앞서 간 누군가는 떨어진 동백꽃들을 모아서 하트를 만들어 두었다.





평소 내가 보던 동백나무는 관상용으로 잘 가지치기가 되어 있어서 키가 작고 수형이 둥글둥글했다. 여기 오동도에 있는 동백나무들은 왠지 다 오래되어 보였다. 보통 길 가다 보이는 가로수들처럼 키가 컸고 굵기가 두꺼웠다.

떨어진 동백꽃들을 주워서 나무 난간 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우리들의 이름을 땅에 새겨보기도 했다. 동백은 나무에서도 피고 땅에서도 핀다. 두 번을 피어나 기쁨을 주니 정말 고마운 꽃이다.




오동도 안에 있는 어느 카페에서 동백꽃차와 핫초코를 주문해 마셨다. 붉은 꽃 대롱대롱 매달린 나무 아래에서 마시니 더욱 맛이 좋았다. 고양이 몇 마리가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다녔다.




바람골이라 불리는 곳, 나무 계단을 한참 내려가면 반짝이는 바다와 만날 수 있었다. 바람골이라는 이름답게 바닷바람이 엄청 불어댔다. 멀리 배들의 실루엣이 보였고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반짝반짝거리는 바다에 반사된 햇빛이 아름다웠다.




몇 시간 정도 오동도에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길, 이번에는 바다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가보기로 했다. 멀리 우리가 하루 머물렀던 소노캄 호텔 건물이 보였다. 올 때는 한참 걸었던 것 같았는데 가는 길은 금방이었다. 한 번 걸었던 길이라고 그새 익숙해진건가?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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