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자랑도 아니지만, 잘못도 아니짆아.

by 붙박이별

친구야,


뭐, 지금에 와서야 암이라고 처음 들었을 때 어땠고, 수술 과정은 어땠고... 그런거 말해봤자지.

사실 나 잘 기억도 안나.

그리고 그 괴로움의 기억을 복기하고 싶지도 않아. 괴로울뿐일테니.

곱씹을 수록 써.


처음 암 선고를 받았을 때가 기억이 잘 안난 다는 건 복..이겠지?(라고 했더니 갑자기 확 기억이 나버렸네. 에이...) 그래도 선명하진 않아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거니까.


그래도 생전 처음 암치료를 받으면서 무섭고 생경하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어.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길이잖아.

그것도 가시밭길. 울퉁불퉁 자갈길. 진흙탕길.


요즘은 암환자가 진짜 많아, 하지만 암은 누가 더 할 것도 없이 다 힘들어.

들어가는 돈. 간호. 이런 저런 검사.

늘 한 몸 같은 몸의 멍과 링거.


그리고...


두 려 움.


두려움만 있게?

쪽팔림도 있어.

대장 내시경 같은거? 그런건 댈 것도 아니야.

그나마 나는 나았을 거야.

암의 부위에 따라 아프고 무서운데, 쪽팔리는 순간도 있지.

인간으로서 자존감이 무너지는 순간도 있고.


40넘은 아줌마가 쓰기엔 좀 덜 순화된 단어인가? 그치만. 그냥 쓸게.

뭐 어떠니. 너한테 하는 얘긴데.


친구야,

들어줄래?

암이라는 길을 걸었던.

우울증이라는 길을 걷고 있는 내 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