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내가 유방암 수술을 끝내고 일반적인 생활로 돌아온 지 일 년 반 만에 난 뼈에 암이 전이되었어.
원래 유방암이 뼈로 전이가 잘된대.
지금 생각하면 그래. 종아리나 팔이나 그런 쪽으로 되었다면 그나마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그쪽으로 전이되었다면 역시 절망적이었겠지만.
나는 골반 안쪽으로 전이가 되었어. 그래서 인공 뼈도 넣을 수 없었어. 없었다기 보단.. 염증이 생기면 다시 수술을 해서 빼야 한다고 권하질 않았지. 수술의 아픔을 지금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못할 것 같긴 해. 그래도 몸에 좀 힘을 덜 받는 곳이어서 목발을 갖지 않고 걸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어.
그런데 그거 아니? 수술하면 수술 전날 그 부위와 주변 부위의 털을 다 깎아줘.
간호사가.
그 간호사도 싫었겠지만, 멀쩡한 정신으로 중요부위의 털을 깎이는 나도 너무 창피했어.
병원에 가면 웬만한 주요 부위는 다 오픈해야 하는구나 싶더라.
유방암 수술 할 때는, 큰 병원이었는데,
수술하기 전에 준비실로 들어가.
한 스무 명 정도가 누워 있는데, 그 안에 흐르는 공포란...
다들 울고 있어.
천장에 성경구절인 "두려워 말라"라고 쓰여 있고. 전도사님이 다니면서 " 기도해 드릴까요?"라고 물어.
그 상황에서 기도를 안 받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거기에서의 울음소리들은 책에서 봤던 '수용소의 밤' 같은 생각이 들었어.
나도 펑펑 울고 기도받았지.
기도를 받는데 처형받기 직전의 죄수 같았어.
어우, 거기는 정말 싫어.
다음은 시간이 되면 수술실로 가지.
근데 일어나래.
비포 사진을 찍는다고.
세미누드로 가슴 사진을 찍지.
어우.... 진짜 부끄러워.
그리고 눕지.
손을 결박하고.
마취를 해.
숫자를 거꾸로 세지. 그리고 평안이 찾아와.
전신마취.
그리고 일어나면 아까 그 지옥이 또 펼쳐져.
이번엔 내 몸도 엄청 아프고 추워.
아프고 추운데 간호사님을 부를 목소리가 안 나와. 마취가 덜 깨서.
진짜 억겁의 시간 같아.
제길. 근데 난 저혈압이라 혈압이 안 오르는 거야. 그래서 그 지옥 같은 곳에 혈압이 오를 때까지 있어야 했어. 수혈을 받으면서.
그때는 진짜 헌혈해 주신 분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더라. 지금도 그건 그래. 너무너무 고맙지.
맞아. 피는 생명이야.
그렇게 나의 유방암 수술은 끝.
다리 수술은 다음에 얘기할게.
네가 내 얘기를 들어줄 때 내 우울도 내려가.
경청과 공감도 생명을 살리는 일인 것 같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