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행이 재미있는 여행일까?

by 붙박이별

나는 예전부터 등산을 싫어했다.

도대체 왜 그 힘을 들여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건지 이해가 안 되었다.


어느 날 올라가 보면 성취감과 가슴 벅참을 느낄 수 있다기에 친구를 따라 몇 시간 동안 올라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정상에 도착했는데.

친구의 뿌듯한 표정을 보며 생각했다.

'아씨... 어떻게 내려가지...?'

그날 이후 나는 내 몸에 등산 DNA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은 남편과 우울증 타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 몇 가지 약속을 했다.


첫째, 함께하는 취미를 가질 것.

그래서 우리는 요즘 일 이 주에 한 번 당구레슨을 받고 있다.


두 번째, 국내여행 2번, 해외여행 한번 가기.

3월에는 갑자기 남편의 제안으로 제부도에 다녀왔다. 특별할 것 없고, 겁나 추운 1박 2일 여행이었다.


이번에 4월에는 남편이 휴가를 낼 수 있어 3박 4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지 거의 20년 만이었다.

제주도는 참 많이 변했지만, 할 건 거기서 거기였다.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남편과 나는 여행 가기 전에 큰 설렘이 없다는 것.

우리 부부는 경치에 감흥이 없다는 것.


이번에는 반려견과 함께 가서 숙소와 비행기를 더 세세히 준비해야 했다.

남편은 숙소와 교통편을 잘 준비해 놓았다.

내가 전혀 신경 쓰지 않도록.


나는 여행을 가는 곳마다 좋아하고 행복해하고 감탄했다. 남편이 여행하는 이유는 나의 즐거움 때문이니까.


근데, 솔직히 이번 여행에서 진짜 좋았던 건, 흙바닥에서 타는 말이 아닌, 울창한 숲길을 걷는 말타기였다.


그것 말고는... 큰, 그렇게 큰 감흥을 주는 곳은 별로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편과 나는 경치를 감상하는 여행은 별로인 게 분명하다.


사실 나는 남편이랑 당구장에서 당구를 치는 게 더 재밌지 않을까 잠깐 생각했었다.


그동안의 여행 중에서는 중국에 가서 쪼오끔 아는 중국어로 주문을 했을 때가 재미있었던 것 같다.


이제부터 이런저런 여행을 조금씩 찾아다니며 우리 부부의 여행스타일을 찾아봐야겠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여행을 좋아할까.

뭐 재밌는 여행 없을까?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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