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있어서 일찍 출근한 아침이었다.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고
화면에 그의 이름이 떠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나의 느낌은 맞았다.
아침 일찍 웬일이냐는 내 물음에 그는 한참동안 침묵했다.
- 괜찮아요. 말해요.
한참을 더 망설이던 그는 크게 한 숨을 한 번 쉬고 말했다.
-우리 이제 그만하자. 그래야 할 것 같아.
아무런 일도 없었다. 싸우지도 않았고, 며칠 전에도 웃으며 함께 밥을 먹었다.
그리고 며칠 후, 대뜸 아침에 전화를 해서 그만 만나자고 하는 그.
그런데 너무 이상하게도 우리가 헤어지는 건 당연한 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그래요. 그렇게 해요.
그는 이유도 묻지 않는 내 대답에 놀란 듯 했다.
그의 울음 소리 같은 숨소리를 들으며 나는 천천히 말했다.
-그 말 하기 힘들었겠네... 며칠동안, 그리고 어젯밤 얼마나 고민 했을까... 오빠가 그러고 싶다면 분명히 그런 이유가 있겠죠.
나는 그냥 그 이유를 모를래요. 설명은 안해줘도 돼요. 오빠가 그러고 싶다는 게 나한테는 중요하니까.
고민하느라, 또 말 꺼내느라 너무 고생했어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행복했어요.,
내 말에 그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미안해 라고 말했다. 나는 괜찮다고 대답해 주었고, 그래도 이번 전화는 내가 먼저 끊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의 행복을 빌어주었다.
아직도 나는 그 헤어짐의 이유를 모른다.
이상하게도 궁금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도 그로 인해 그런 이별도 할 수 있단 걸 알았다.
그날 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꼬박 밤을 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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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사랑
고생했지 나의 사랑
우리 이별을 고민했던 밤
서로를 위한 이별이라던
사랑했던 너의 말을 믿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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