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가 된 고통

by 붙박이별

다리 수술한 지 10년이 넘었다.

이제 10년이나 지났으니 다리를 다시 수술할 수 있지 않을까? 인공뼈 삽입 기술이 더 발전하지 않았을까...

수술에 대한 각오와 기대를 가지고 병원에 갔다.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 선생님과 마주 앉았다.


의사 선생님은 단호하게 얘기했다.


이거... 안 돼요. 수술.


10년이나 지났는데도요?


아쉬움에 한마디 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 왈.


사실 이런 엑스레이 사진 본 지 십 년 넘었어요.

이 엑스레이 사진 보고 나서 환자분이 걸어서 들어오는 거 보고 놀랐습니다.

이런 뼈 수술하고 걷는 사람 처음 봅니다.

십 년이 아니라 앞으로 몇십 년이 지나도 이런 수술은 못해요.


순간 시공간이 멈춘 듯했다.

약간의 실망과

곧바로 터지는 감사 때문에.


나는 걸을 수도 있었던 환자가 아니라

원래 못 걷는데 걸을 수 있게 된 환자였다.


가끔 목발을 짚어야 하는 현실이 버겁고 서럽지만.


이 순간을 기억하고 감사해하며 살아야지.


작가의 이전글널 사랑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