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가방에 갇혀 숨진 9살, 몸 곳곳에 담뱃불 · 멍 자국>
친부, 친모, 계부, 계모를 다 떠나서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짓을 했다는 거다. 이성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인간이 이런 짓을 하기로 선택했다는 거고. 훈육이라는 말로 포장하지 마라. 살인일 뿐이다.
어른을 이겨낼 힘은 없어도 알 거 다 아는 9살 아이가 좁은 가방 안에서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웠을까...
아이가 어른보다 힘이 셌다면, 상황 대처 능력이 더 있었더라면, 아이에게 경제적 독립권이 있었다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아이인 것이고, 어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어른이 ‘보호’ 해야 하는 것이다.
누구라고 이런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았겠는가? 이 아이에겐 지옥 같은 그 집이, 그것도 부모라고, 그것도 보호자라고, 다시 돌아갈 곳은 결국 그곳뿐이었던 거겠지...
지속적인 폭력으로 고통받다, 결국엔 그 집에서도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이 가방에 갇혀 떠난 아이, 결국 이 아이의 마지막 집은 작디작은 그 가방이었다. 빛 하나 바람 하나 들지 않는. 숨조차 제대로 못 쉬고 몸조차 마음 편히 펴지 못한 이 아이의 죽음 앞에서 아이의 아빠라는 남자와, 그 남자의 동거녀라는 여자, 호칭도 아까운 저 범죄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눈을 감고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숙인 모습에 분노가 치민다. 아이 보호는커녕, 살인을 저지르고도 자기는 보호하려 드는 저 모습이 진짜 악마가 아니면 뭘까.
고통스러운 이 세상에서 안식처 하나 없었던 아이가 저 세상에서는 제발 너른 곳에서 뛰어다니며 지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보호 없이도 마음껏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통스러운 이곳에서의 기억은 하나도 안 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