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별
최근에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추석 전에 심장내과를 찾았다.
그리고 오늘 예약된 몇 가지 심장 관련 검사와 심장홀터를 3일 동안 착용하기 위해 병원으로 가는 길.
아예 주파수를 고정해놓은 라디오에선 그간 DJ였던 모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마지막 날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래서인지 목소리도 가라앉고 애써 명료하게 발음하는 소리에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병원에서 피를 뽑고, 초음파 하고 홀터를 달고 집에 가는 길,
마침 라디오 프로그램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두 시간을 잘 참고 견딘 아나운서는 마지막으로 들려줄 곡 소개와 함께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안녕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에 선곡된 음악은 “Time to say goodbye”.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 브라이트만의 극적인 목소리의 대비가 왠지 가슴 아린 이별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가사를 들여다보면 이별보다는 님이랑 먼 나라로 함께 가서 살자는 이야기인데....)
내일은 새로운 목소리가 그 자리를 채우겠지만, 어쨌든 종종 듣던 젊은 DJ가 그만둔다니 섭섭하긴 하다.
너무 평범해 심심한 내 생활에, 인연은 아주 미비하지만 이렇게 소소한 헤어짐이 무리 없이 왔다 갔다.
덕분에 내 가까운 인연들과 영영 만날 수 없는 순간을 떠올려보았다.
잠깐 생각만 해도 극복하기 힘든 막막함이 밀려오는데, 정작 그런 헤어짐이 닥치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은 왜 해서는..휴..
(불안한 마음에 오늘 부착한 심장 홀터 어플을 열고 심박동 그래프를 보니…… 참 안정적이었다).
https://youtu.be/ebMbLF4kUsE?si=oP3L14VnYGO_oD2w
비내리는 밤, 낮에 들었던 Tme to say goodbye를 다시 들으며
언젠가 경험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슬픈 이별은 아주 아주 아주 늦게 오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