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윤창 Dec 30. 2017

마케팅 소설, 인식의 싸움(7)

TFT Work-out Meeting

신 팀장을 리더로 하여, M&C TFT가 구성됐다. 그리고 일사천리로 바로 이틀 후 TFT 멤버가 함께 처음으로 모이는 킥오프(Kick off) 미팅 날이 왔다. 이미 서로 아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처음 만난 사람들도 있어서인지 조금은 어색하고 서먹한 각 자의 소개가 끝나자, 신 팀장은 1년 간 준비해왔던 M&C 브랜드에 대해서 TFT멤버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지난 1년간의 고생을 어떻게 짧은 시간 동안 다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신 팀장은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어떻게든 TFT 멤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우리는 리서치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발견하지만, 때론 M&C처럼 최초의 제품, 즉 국내 화장품 브랜드샵에서 최초의 프랑스 브랜드 같은 경우는 소비자를 우리 트렌드로 이끌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지금 급속도로 커가는 화장품 소비의 주체이자 미래의 헤비 유저인 갓 입사한 20대 초반의 직장여성에게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이렇게 뚜렷한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여러 부서의 사람들로 모인 크로스 펑셔널(Cross-functional) TFT의 경우 활발한 회의 진행과 아이디어 도출을 위해 무엇보다도 진행자역인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퍼실리테이터는 회의가 다른 방향으로 빠지지 않고 목적에 충실하게 가도록 유도하는 한편, 목소리 큰 한 사람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중재와 조정을 제대로 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주먹구구식의 난상토론이 아닌 체계적인 회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신 팀장은, 미국의 다국적기업 GE에서 변화와 혁신이란 측면에서 실시하여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워크아웃(Work out) 미팅 방법에 주목하였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워크아웃이란 운동으로 몸의 군살을 빼고 신체를 건강하게 단련시키는 것이지만, GE에서는 조직 내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거나 없앰으로써, 조직을 보다 강하고 빠르게 만든다는 측면으로 적용한 것이다. 특히 그 동안 부서간의 이기주의로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 부서의 많은 실무자들을 참여케 하여 솔직하고 거리낌 없이 말하고, 함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업무를 혁신적이고 효율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항상 현장에 있는 만큼 해결방법도 현장에 있으므로, 그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바람직한 회의 방법이었다.

"우리는 앞으로 워크아웃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NPD 프로세스로는 도저히 지상과제인 9월 1일 론칭 날짜를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워크아웃의 회의 방법과 문제해결 방법을 통해 프로세스부터 혁신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무엇이 과연 불필요한 일이고 방해요소인지를 '왜왜왜왜왜'를 다섯 번 외치며 생각하고 생각하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타성과 관성을 모두 다 버리고, 맞지 않는 옷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물론 처음엔 불편합니다. 힘듭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모두 한 순간입니다. 이내 우리 몸이 날씬해지면 더욱 건강해지고 빠르고 옷 맵씨도 멋져 보일겁니다. 그래서....“
신 팀장은 사람들이 다소 진정된 상태가 되자 계속 말을 이었다.

"이제부터 우리는 한 팀입니다. 비록 다른 부서에 속해 있고 부서간 이해관계가 다소 얽혀있다 하여도, 우린 지금 한 배를 같이 탔습니다. 손자병법에는 풍우동주(風雨同舟)란 말이 있습니다. 비 바람 속에 같은 배를 탔다는 말이죠. 여러분 잘 아시는 오월동주(吳越同舟)란 말처럼 아무리 숙적이라도, 어려움 속에 한 배를 같이 타면 목숨을 구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만 합니다.
여러분.... 행복을 나누면 배가 되지만, 고통을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 TFT는 서로 배려하며 함께 고통과 행복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긴 얘기 끝까지 들어줘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회의는 향후 주간 미팅에 대한 일정 조율 및 TFT 회의의 기본 준수 사항을 담은 그라운드 룰 (Ground Rule)에 대해 합의를 한 후, 다음 주를 기약하며 끝났다. 신 팀장은 그래도 TFT에 참석한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그들도 자신처럼 이번 기회에 새로운 역작을 탄생시키고 싶어 하는 갈망과 열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되어, 무척 기쁘고 만족스러웠다.
-  계  속 -

작가의 이전글 마케팅 소설, 인식의 싸움(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