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내가 듣고 싶은 말

by 새롭게 리플랜

내 나이 39살.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부쩍 더 불안함이 밀려오는 겨울이다.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도전하려는 모습을 보면 기대감이나 설렘보다는 그만했으면 좋겠거나,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옛날에 가족들과 함께 놀이동산에 놀러 가면 편하게 놀이기구를 타고 놀았는데, 지금은 고장 나지 않을까? 안경이 떨어지지 않을까? 무슨 사고가 나지 않을까? 등등 그런 고민들을 하면서 망설이게 되거나 아예 가지 않는 방향으로 설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내가 괜찮으면 이해하고 넘어가면 되지만, 왜 그런지 알고 싶은 요즘이다.


내 나이 초등학교 때 즈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부싸움을 종종 하는 경우가 있었고, 나는 그럴 때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방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켰다. 하지만 나는 컴퓨터에 집중할 수 없었고, 불끈 방 눈의 검은 자 하나 겨우 보일 정도로 들키지 않게 문틈사이로 그 모습을 지켜보거나 귀를 대고 소리를 듣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도 그 문틈사이로 고성이 오갈 때 내 마음속 심장소리가 뒤까지 들렸던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3살 터울인 남동생과 싸움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너는 이혼하면 누구랑 살 거야?’ 동생이 엄마를 고르면 나도 또한 엄마를 고르고 싶지만 형으로써 아버지를 골라야 할 것 같았고, 그러면서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랐었다.


그냥 잠깐 오해가 있었다고, 불안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이런 이유로 이야기했는데 좀 목소리가 커졌다고 말해주면 좋았을 텐데..


엄마는 설거지를 하면서 울고, 아빠는 아무렇지 않은 척 티브이를 보고, 다음날 우리 가족을 불러 고기를 사주면 잘 넘어갔나 싶었고, 그게 싸움의 마무리라는 뜻이었다.


남들도 다 이렇게 산다고, 드라마에서 나온 막장 가족보다는 낫다고 위안을 하고 다들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그 시절..


나에게 불안을 대하는 방식은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일단 큰 소리가 나거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만들어지면 몸이 굳고 그 상황을 회피하고 해결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던 10살 남짓 어린아이. 나이를 이렇게 먹었어도 어느 한 부분은 성장하지 못한 채 멈춰있는 부분을 발견한다.


지금은 두려운 상황이 되면 나 자신이 부모가 되어 나에게 말해준다.


별일 아니야, 괜찮을 거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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