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부부 이야기
친한 J 언니가 있다. 서울에 있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했을 때부터 알던 언니로 (부서는 다르지만) 나보다 나이가 꽤 많은 언니에게 나는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말을 놓는 사이까지 발전 되어 서로 집안 문제까지 아는 언니가 되었다.
심지어 나 아일랜드에서 살 때는 런던에 출장온 언니에게 훌쩍 날라가서 언니 대신 호텔조식을 먹으며 런던에서 2박인가 3박인가를 같이 보냈었다.
그 이후로도 나는 지방에, 그리고 제주에 내려가서 살게 되면서 내가 서울갈때마다 웬만하면 찾는언니, 그리고 얼굴을 굳이 못 볼때에도 부지런히 연락을 주고 받는 언니가 된 것이다.
1년간 육아휴직 했을때를 제외하고는 쭈욱 돈을 벌고 있는 정말 말 그대로 워킹맘!
언니를 통해서 들은 이들 부부는 사실 꽁냥꽁냥 너무 예쁘게 사는 부부인 것이다.
언니가 또 순하기는 되게 순해서 어떻게든 남편 기 살려주려고 언니가 형부보다 2배로 많이 벌지만 그말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왜냐? 남편 괜히 상처받을까봐...
게다가 내가 건강충이라 이것저것 유산균이니 뭐니 챙겨먹는게 꽤 많은데 언니는 또 남편것을 찾는다.
실컷 언니가 먹으면 좋을 영양제를 카톡으로 떠들어댔다.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챙겨먹으라는 둥 뭐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대뜸 나한테 "야, 우리 신랑은 뭐 먹이냐?" 이래서 물어서 "아, 낸들 알우? 나는 신랑이 없는데?" 이러고 웃어버렸지만 참 꽁냥꽁냥 부부사이가 좋아보여서 내 마음이 다 흡족했다.
승진을 못해서 미안해 하는 남편과, 괜히 의기소침할까봐 그런 신랑의 눈치를 보는 아내는 사실 나같은 미혼여성의 꿈이지 않을까 싶다.
파탄나는 커플들이 넘쳐나는 요즘, 그리고 부쩍 생각이 많아지는 연말 우리는 그 누군가에게 따뜻한 아내였는지, 따뜻한 남편이었는지, 따뜻한 여자친구고, 남자친구 였는지, 자식이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득 어디선가 읽었던 게 생각난다.
불륜이 가정을 깨는게 아니라 깨진 가정에서 불륜과 폭언 거짓말과 원망이 쏟아진다는 말...
만약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 상태라면...
어차피 상대를 향한 원망으로만 가득차 있겠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결과를 바꿔보고자 한다면 "네가 잘했으면 내가 안이렇다, 모든게 너때문이다"가 아니라 적어도 내가 좋은 아내였는지, 내가 좋은 남편이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정말 나는 정말 괜찮은 배우자였는데 배우자가 정신 나간 인간이라 오로지 배우자 때문에 혼인이 파탄난건지 만약 그걸 돌아본다면 이혼만큼은 막을 수 있던가 적어도 돈으로 치사하게 피터지게 싸우는 죽일듯한 이혼의 모습으로 모두에게 상처내는 행동은 하지 않을 듯 하다.
요새 나는 한 부부의 안 건강한 이혼을 지켜보고 있다. 그렇게 지켜본지가 꽤 됐다.
그래서 성급한 결혼에 대해서, 그리고 문제를 외면하고 사랑없이 살았던 한 부부에 대해서, 그 심리에 대해서 많이 연구중이었다. 애석하게도 그 둘의 고통이 내 글에게 참신한 소재를 가져다 주었으니.
그렇게 사랑과 소통없이 사는 부부의 가정이 소멸해 가는 이야기로 마음이 참 아팠는데, 알콩달콩 꽁냥꽁냥한 이 언니를 보자, 그래 결혼하려면 이런 마음으로 이런 배우자와 해야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