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9살, 7살

by Honkoni

미국에서 1년만에 들어온 언니를 만났는데 서로 이런저런 얘기 하는 건 그렇다 치고서라도 애기들이 넘 이쁜거다. 특히나 언니가 아들 돌잔치 끝내고 미국 갔으니까 돌잔치에서부터 그 이후로 두어번 봤는데 다시 몇년 만에 보니 훌쩍 커버렸다.

언니가 참 똑똑하게 애들을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드는건 미국 생활 십년동안 미국인으로 큰 애들이 (딸은 미국서 태어남) 한국어를 존댓말 까지 쓰면서 잘 사용한다는 점이었고 식당에서 얘기 하는 동안에도 식사 예절이 완벽했다.

아들에게 물었다.

"M! 이모 생각 안나지? 이모가 너 어렸을 때부터 몇 번 봤는데"

라고 묻자, "네, 저는 하나도 생각이 안나요~" 이러면서 히죽 웃는데 너무 예쁜거지...ㅠ,ㅠ

샤브샤브 뷔페에서 밥 먹는데, 언니랑 나랑 M 에게 이거 M너가 사주는거 맞지? 이모 지갑 안갖고 왔는데? 막 이러니까 잠시 고민하다가 네, 알겠어요 쟤가 살게요.. 저 돈 많아요 ㅎㅎㅎ 아 진짜 졸귀탱~


메인 식사 끝나니 지가 스스로 쪼르르 디저트 쪽으로 달려가서 엄마랑 이모, 그리고 동생 먹으라고 팥빙수에 케익까지 갖다 주고... 아주 잘키웠어, 정말.

언니 미국에서 고생한거 자식으로 다 보상받는거 같단 말이지...


애들이 한국에 오니까 지보다 어린애들이 휴대폰 들고 있는걸 보고 눈이 뒤집혔다는데 미국에서는 중학생이 되야 휴대폰 사주는게 보통이라며 언니가 철저한 육아법으로 잘 막아내고 있었다.

언니가 딸내미 데리고 화장실에 가 있는 동안 아들이랑 둘이 있었는데 보통 낯선 이모랑 대화하기 주저하고 귀찮아 할 법도 한데, 손에 쥐어준 게임기를 나한테 들이밀며

"이렇게 해보실래요? 이거 되게 쉬워요. 이모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웃는게 너무 귀여웠다.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훨씬 편하다는 M 에게 한글을 무리없이 잘 읽을 수 있는지 물으니 M은 또 어깨를 들썩이며 "당연하죠" 이러고 ㅎㅎㅎ언니랑 대화하는 내내 애들 때매 방해받는 불편함 없이 정말 잘 놀 수 있었다.

보통 잘한다, 잘한다 네가 최고다 막 이렇게 키우는게 미덕인거라고 생각하지만 언니처럼 잘 훈육하는게 진짜 미덕인 것도 같고...

언니가 애들이 한글이 서툴러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M 이 또 엄마를 향해서

"그래도 내가 한국오면 영어는 젤 잘 하지 않을까요?"

이러던데 언니는 단호하다.

"한국애들 다 너만큼은 해. 네가 스피킹을 잘할지 몰라도 한국애들이 리딩하고 라이팅을 얼마나 잘하는데!"

이러면서 무조건 잘한다 잘한다 네가 최고다로 키우지 않는데도 애들이 밝고 의젓했다.

나는 제주 국제학교 다니면서 영어사용만 고집하고 누가 한국어로 물어보면 다 알아들으면서도 못들은채 하는 애들을 많이 봐와서 저 나이때 애들은 다 저렇게 성격이 이상한가 싶었는데 이 꽃미남 9살은 어찌나 의젓한지.


어차피 자식 부모머리 닮는데, 아빠가 최고학부인데 당연히 잘하겠지...

근데 진짜 애들의 인성과 존댓말은 너무 완벽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와 이런애들이라면 키우겠다 싶었다.

언니 진짜 보기 좋소!!

언니 얼른 한국에 들어와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자주 보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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