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의 두려움은 어디로 가고
곧이다 곳이다 말했었는데 정말 다음 주 일요일 나는 한국으로 돌아간다.
12월 13일에 현지 시각으로 떠나면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에 도착하게 된다.
32살 여름이 끝나갈 무렵, 1년간 아일랜드에서 살아보겠다고 결심하고 부모님께 통보와도 비슷한 허락을 구하고는 나는 이렇게 떠나와서 33살을 온전히 살았다.
온전히 다른 내가 되어 살아내고, 이렇게 열흘 뒤 돌아가는 마음이 떠나 올 때의 마음보다 더 설렌다.
가족과 친구가 보고 싶은 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한국 음식이 먹고 싶고,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는 내 스스로가 너무 낯설다.
그리고 아일랜드에서 머무는 일 년 내내 잘 사보았던 잡지 Woman's way 에 나의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화요일마다 발행되는 주간지였는데 소개될 것 같지 않더라도 뭔가 "안녕~ 나 당신의 오랜 독자인데, 앞으로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는 매주마다 만나지 못할 것 같아. 그래도 덕분에 매주 잡지를 정독하는 맛이 있었어. 고마워" 이런 얘기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메일을 보냈는데 이게 웬걸?
네덜란드 여행 직전에 Woman's Way thank you note 페이지에 글이 소개되는 에피소드도 얻었다.
공항에서 보고 어찌나 신나던지!!!
이제는 정말이지 짐을 정리하는 일만 남았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블린 공항으로 가는 날짜가 13일일 뿐, 나는 11일에 코크주에서 다시 더블린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버려야 할 것 들은 빨리빨리 버리고, 몸이 바쁘다.
사실 거의 다 버리고 갈 예정이다. 여기서 1년 넘게 입었던 옷들을, 석회 수질에 빨래해서 바랠 대로 바랜 옷들을 한국 가서 다시 입을 생각은 없으므로...
아무래도 버려야 이동이 쉽고, 더블린에서 주전부리 같은 선물이라도 좀 사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무탈하고 무사히 있다가 한국으로 가야지. 약 반년 간 정들었던 직장 동료들과 헤어져서 아쉽지만, 그리고 더블린에서 마지막으로 볼 홈스테이 가족과의 작별도 너무 아쉽지만 (이번에 헤어지면 또 언제 보겠어)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돌아갈" 것을 꿈꾸고 떠나왔기 때문에 나는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나는 좀 더 당당해진 내가 되어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당당한 서른넷 백수를 코앞에두고... 나는 꿈에 부풀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