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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koni Jun 13. 2021

시절인연

회사 다닐 때는 출근에서 메신저를 켜면서 부터 점심시간에 붙어있고 퇴근 하고 나서도 회사생활의 고단함을 함께 나누는 직장 동료들이 있었다. 그런 직장 사이 인간관계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1. 가족보다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진지하고 심각한 얘기를 너무나도 솔직하게 주고 받는다. 회사내의 공공의 적을 만들어서 급속도로 가까워지다가 결국 너무 솔직하게 털어놓은 나의 순진함이 나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오게 되는 경우. 

2. 적당히 친했고, 적당히 의심하고, 적당히 서로 의지하다가 회사를 떠남과 동시에 서로 궁금하지도 않은 사이로 남아 서로의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 


어떻든 시절인연이다. 니즈와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지며 한때 생일과 안부 집안의 대소사, 나의 어렸을 적 꿈, 자신의 상처까지 공유하면서 열심히 서로를 품다가 어느 순간 사이가 끝나버리는 경우. 

그러다 오늘 문득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비단 회사에서 만난 비즈니스 인간관계만 그렇지는 않다. 끊임없이 왔다가는 인간관계가 지속된다.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훅 가까웠던 여사친 남사친들이 사소한 이해관계에 마음이 뒤틀리거나 서운하면 굳이 목소리를 높여 잘잘못을 따질 새도 없이 인생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번 맺은 인연이 내가 죽는 그 날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가족과 정말 한두 명의 친구 외엔 없다. 계속 왔다가 단절되는 관계, 떠나가는 관계로 가득 차 있는게 우리 인생이겠지.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인맥, 친구, 연락 이라는 단어를 적어내려가면서 마음이 오히려 차분에 진다. 


시절 인연이다. 

오래 가기 위에선 예의를 갖추고 할 말과 안 할 말을 가려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뿐인 인연들은 그러려니 받아들이고 나의 인생을 또 묵묵히 살아가면 그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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