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cambio.com 입사하다(8)

너는 집만 빌려? 난 집주인이랑 친구하기로 마음 먹었어

by Honkoni

처음에 CV를 회사에 제출하게 된 계기는 심플했다.

회사의 콘셉트가 너무 맘에 들었다. 작년 말 우연히 접했던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서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을 접했다. 집을 쉐어하고 차를 쉐어하고 적은 돈으로, 혹은 심지어 공짜로 사용자와 제공자가 모두 win-win 하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자료를 좀 더 찾아보니 이미 한 5년쯤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경제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이중에서 내가 이용한 건 지난번 글라스고 (in Scotland) 여행에서 5일간 이용한 에어비앤비 숙소였다.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며 번역일을 하는 여자의 집이었는데, 주인은 방하나를 아예 에어비앤비 전용으로 상시 이용하면서 extra money를 좀 벌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운타운과 숙소의 거리가 가까워서 (걸어서 40분이면 메인 관광지까지 갈 수 있는 정도) 집 위치는 참 맘에 들었지만 주인이 매우 불편했다.

하필 첫 이용에 안 좋은 숙소를 만날 줄이야.

처음 기내용 커리어를 방에 옮겨 놓자마자, 집을 한바퀴 보여주며 설명을 하는데,

1. 이 나라는 전기세가 비싼 나라다. 따라서 한낮에서는 커튼을 걷어서 자연광으로 지냈으면 한다. 백열등을 켜는 건 밤에만 가능.

2. 재활용은 철저하게 해야 한다. 유리병 등 재활용이 가능한 건 깨끗이 씻어서 햇볕에 말려 놓은 다음 재활용함으로 옮겨놓을 것.

3. 토일렛을 사용한 다음에는 항상 변기 뚜껑을 덮어놓을 것.

4. 샤워할 때는 스위치를 이렇게 이렇게 세개를 켠 다음 (직접 시범) 샤워 끝난 후에 반드시 끄도록 한다. (한 4번은 더 강조해서 말한 듯)

5. 집에 있을 때 방문을 절대 열어 놓지 않는다.

등등 등...



하루는 비가 와서 외출 준비가 좀 늦은 상태에서 오전 11시쯤 외출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밖이 어두 컴컴해서 방에 불을 켜 놓고 있었다. 방문을 똑똑 두드리길래 yes? 이러고 문을 여니, 방에 불을 꺼달라고 요청하는 게 아닌가.

sticker sticker

뭐 따로 마찰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알겠다고 하고 불을 껐지만 화가 좀 났다.

호텔보다야 물론 저렴했지만 호스텔보다는 분명 비싼 숙소였는데 이렇게까지 전기세 하나에 벌벌 거릴 정도였으면 차라리 돈 좀 더 주고 호텔에 가는 게 낫겠다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는;;

물론 내가 좀 운이 없었던 경우고 사람에 따라서는 에어비앤비의 매력에 푹 빠져서 여행을 할 때마다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에어비앤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걸 심심차 않게 봤다.

Gocambio.com 은 여기에 한발 더 앞서 있는 개념으로 단순히 집을 제공하는 데에서 벗어나서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을 이용해서 공짜로 호스트의 집에 숙식하는 Cambio( 교환) ing을 지향하고 있다.

Host, 혹은 Guest, 아니면 상황에 따라서 이번에는 Host로 한국으로 놀라 온 외국인을 맞았다고 다음번 브라질 여행에는 내가 Guest로 참여할 수도 있다.

강남스타일을 보고 한국어와 한국에 관심이 많은 영국인 A를 우리 집으로 초대하여 공짜로 숙식을 시켜주는 대신 그에게 영어를 배우는 콘셉트. 그 영어는 딱딱한 교과서 영어가 아닌, 같이 식당에 가기도 하고, 쇼핑을 하고 명동을 돌아다니면서 배우는 살아 있는 영어가 된다.

또한 나 역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국 뉴욕시티로 건너가서 공짜로 Host B에 집에서 머무는 대신 기타 실력이 뛰어난 내가 집주인에게 기타를 가르쳐 줘도 된다. 뭐 맘만 맞으면 뉴욕의 거리 한복판에서 버스킹 공연을 같이 할 수도.


이러다 보면 친구되는 거지 뭐.

이렇게 함께 먹고 자고 배우고 일주일이든 몇 달이든 같이 생활하는데 친구되거나 원수 되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어?


회원가입을 하면 서로 맘이 맞는 guest, Host 상대의 프로필을 찾아서 연락을 취하면 되고, 이 모든 게 다 공짜.

비행기표 값 달랑 하나 들고 외국으로 날아갈 수 있는 용기 있는 젊은이, 그리고 진정한 외국인 친구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캄비오잉을 할 수 있다는;;


뭣보다 한국의 대학생이나, 이제 와서 내 꿈이 뭔지 몰라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궁극의 여행법인데, 당최 내 능력 부족인지 홍보가 힘들다.


<사무실에서 있었던 managing director 로지의 퍼포먼스>

사람들은 너무 좋은데 말이지......

마음 따뜻하고 창조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이곳.

신나는 음악 들으면서 일할 수 있는 이곳.

아이디어가 바로바로 반영되는 이곳.

나처럼 서른 넘어서 "인생이 이게 아닌가 봐~" 이러면서 방황하고 이미 은퇴하신 부모님 걱정시켜 가며 외국에서 무조건 길을 찾기 이전에,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가능 한한 이것저것 (특히나 나쁜 짓 많이 하고, 성격 이상한 사람은 어렸을 때 많이 만날 수록 다 니 인생의 자양분이 된다) 해봐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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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나는 SNS 할 생각이 곧 죽어도 없는데, 홍보비 0원으로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지, 좋은 아이디어 있는 사람 매구 매구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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