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최초의 인간부터 있었던 기능인가?

#16

by 분갈이

인체의 모든 것은 신비롭다.


그렇지 않은가?

정말이지 이걸 누가 만들었는지.

키, 팔다리, 머리, 눈코입, 치아, 쓱 봐도 신기한데.

큐티클이며, 미토콘드리아며, 시냅스며, 호르몬, 림프액, 디테일로 들어가면 정말이지 어마어마하다.


그 수많은 것 중에 눈물.

시력 확보를 위한, 워셔액 같은 망막 건조 방지용 눈물 말고, 감정이 트리거가 되어 나는 눈물 말이다.


오늘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전반전 종료 후 7대1로 지고 있는 상황에 놓인 FC원더우먼의 마시마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무표정으로 감독의 말을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두 눈에서 주르륵 눈물이 턱밑까지 흘렀다. 그것은 마치 땀 혹은 빗물 같았다. 이렇다 할 표정 전혀 없이 눈물만 흐르니, 그 눈물은 그저 창문에 또르르 흐르는 빗물처럼 보이더라.


나를 비롯해 많은 시청자는 마시마의 눈에서 흐른 눈물과 그녀가 처한 정황을 가지고 그녀의 심경과 눈물의 의미를 상상하고 반응한다. 이것을 우리는 감수성과 공감이라고 한다.


슬퍼서 눈물이 난다.

화가 나서 눈물이 난다.

아파서 눈물이 난다.

기뻐서 눈물이 난다.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

죄책감으로 눈물이 난다.

수치심으로 눈물이 난다.

그리워서 눈물이 난다.

무서워서 눈물이 난다.

두려워서 눈물이 난다.

힘들어서 눈물이 난다.

이것을 도치시키면, 인간은 눈물이 나면 저러한 감정들 중 하나 이상을 느끼는 것이다.


눈물은 최초의 인간부터 있었던 기능일까?

태어나면서 우는 아기는 울음소리만 낼 뿐이지 눈물이 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눈물은 생후 2주~4주 정도 후 눈물샘이 발달해야 난다고...


궁금해서 생성형 AI에게 물었다.

"과학계에서는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 시기부터 이미 이 기능을 갖추고 있었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종교 기반 질문도 했는데,

"성경의 창세기에서 아담과 이브가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는 없었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호모 사피엔스 이전의 인간에게 눈물 기능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경망의 미성숙: 호모 사피엔스 이전의 초기 인류는 뇌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특히 복잡한 사회적 감정을 처리하고 이를 신체적 반응(눈물)으로 출력하는 신경 회로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을 것으로 봅니다." 라고 답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뇌의 용량이 작고, 신경망이 미숙한 것 때문이라고 하기엔, 동물 중에 감정에 따라 눈물을 흘리는 동물이 있지 않은가? 도축을 앞둔 소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새끼를 잃은 개가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 않냐고 물었다.

"도축 앞의 소가 흘리는 눈물은 슬픔이라는 추상적 감정보다는, 극심한 공포와 신체적 고통에 따른 생리적 반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증이나 물리적 압박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눈물 분비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소가 눈물을 흘릴 때 우리가 슬퍼 보이는 이유는 인간에게 **거울 신경망(Mirror Neurons)**이 있어 동물의 고통을 인간의 슬픔으로 치환해 이해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이번엔 혹시 언어가 없던 시대의 인간이 가졌던 여러 표현 방법 중 지금까지 퇴화하지 않고 남은 것이 눈물 아닐까라고 물었다.

"인류학자와 언어학자들도 눈물을 언어 이전의 **'원시적 공용어(Proto-language)'**이자, 현대까지 살아남은 가장 강력한 비언어적 소통 수단으로 봅니다."라고 답했다.


"......."


아무튼, 인간을 프로그래밍한 존재에게 말하건대,

인간에게 감정이 트리거가 되어 작동하는 눈물 기능을 추가한 것은 참으로 신박한 발상이야.


그래서 말인데,

인공지능과 로봇 발전 미래에도 눈물이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Angora glove - 동네 헤비메탈 노래 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