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식사에 관하여
작년 생일날 연차를 쓰고 혼자서 아울렛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그 날은 혼자서 어딘가 걷고 싶더라고요.
걷고 걷다가 동생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아버지가 심장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혈관이 막혀서 수술을 해야 된다고
참 정신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정작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코로나 이후에 출입이 엄격해져서 환자 가족도 병실 안으로 못 들어갔어요. 어머니만 곁에 계실 수 있었고요.
결국 아무것도 병원을 나섰는데, 그 때 시간이 늦은 오후였어요. 그리고 제가 그 날 한 끼도 못 먹었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슬프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아서 배는 안 고팠는데 뭐라도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어요.
중국집이었는데.....중국음식이 먹기 싫었어요. 저 중국음식 정말 좋아하는데도
그래도 들어왔으니 뭐라도 먹어야지 싶어서 가지덮밥을 시켰어요.
요리를 못하는 집이었는지 참 맛이 없었어요. 그런데 꾸역꾸역 먹었어요.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거 밖에 없어가지고
그거라도 해야겠다 싶었거든요
그렇게 한 해 생일이 갔네요
아버지는 다행히 다시 살아나셨어요
올해 생일에는 친구들과 비비큐도 먹고 데이트도 하기로 했어요.
이번 생일에는 행복이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