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11월 단상

by 미네랄바써

낮시간 카페에서 일하다보면

간혹 옆 테이블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근처 신축 아파트 부지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번주 가족들과 털대게 외식을 기대하며

남의 쌍커풀 수술 성패 여부에 대해

디저트 먹듯 부드럽고 우아하게 읊조리는 걸 보면


저 언니들은 두 발 모두 온전히

이 땅에 착 붙이고 잘 서있구나.

대한민국에 잘 적응하여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싶다.


근데 슬쩍 보니까 언니가 아닌 것 같다.


나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고

털대게 외식도 하고

쌍수 얘기쯤은 디폴트로 할 수있는

강력한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십년이 지나도록 카페에서

노트북만 두드리고 있구나.


왜 귀도 안 좋으면서

옆옆 테이블 소리는 귀신같이 잘 듣는가?


청력이 회복된 것일까.


이명이 좀 줄긴 했어.


- 2025-11-05 오후 1시 30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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