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히 보이는 세상 속 뻔뻔해지는 나
세 번째 나의 해가 왔다며 기뻐한 게 어제 같은데. 한 달만 있으면 갑진년이 끝난다. 푸른 용의 해. 회사 업무, 친구·지인과의 만남, 프로젝트 등 사회인으로서의 도리를 충실히 했던 한 해.
십이지를 '1트'라 치면 나름 인생 3회차. 1회차엔 애어른이란 소리를 많이 듣다가 2회차엔 어른애같은 모습을 보이곤 했고 3회차의 막바지인 지금은, 진정한 늙은이가 되었다. 감히 말하자면 세상 돌아가는 순리가 뻔히 눈에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달까.
참고로 나는 허경영이 아니다.
투자는 아직도 오리무중.
덕분에 사는 게 참 재미가 없다. 혹자는 그런다. "연애를 하면 달라질 거다.", "결혼할 사람 찾아봐라.", "아기가 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정 잘 꾸리고 사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참 부럽기도 하다. 나는 뭐가 부족해서 이러고 있나 싶고.
하지만 그런 새로운 사람을 찾는 일련의 활동들을 주위의 시선과 채근에 의해 할 그릇이 됐다면 3회차까지 이 지경이 되진 않았겠지? 진심을 다 해 말하자면 본인은 타인에게 관심이 일절 없다. 그래왔다. 대신 일과 연관된 사람들에겐 굉장히 살가운 편이다. 오로지 일과 관련된 이들에게만.
전문직도 아닌 문송한 입장에서 CS는 기본 소양이라 생각하는 편
가시적인 세상 속에서 가식을 장착한 채 위태롭게 연명하고 있는 커리어, 그리고 일상들. 이대로 괜찮은 걸까? 답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타인에 대한 관심을 차단한 채 가식적으로 지내고 싶진 않다. 내 속에서 들끓곤 하는 작은 부침들은 외면하고 조금은 뻔뻔해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만드는 것, 그런 만큼 새로운 환경을 갈구하는 것. 그게 나의 갑진년 마지막 한 달, 그리고 곧 다가올 새해, 을사년을 잘 살기 위한 마음가짐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