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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구 변호사] 마약범죄 걸릴 수 밖에 없어요.

불법자금으로 사용되는 암호화폐도 추적됩니다.

마약범죄를 비롯한 범죄에 암호화폐가 많이 이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여 비트코인으로 불법자금을 송금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됩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대표적인 범죄로, 요즘 마약 범죄가 많습니다. 너무 많습니다.

과연 암호화폐를 이용하여 불법자금을 전송하면 수사기관에서 못 잡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1. 국내 거래소, 해외 거래소 대부분 KYC 절차가 존재합니다.


KYC 절차란 "Know Your Customer"의 약자로 표현되는 고객확인제도를 뜻하며, 주로 금융 기관 등에서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절차입니다.


제가 암호화폐 기술에 대하여 처음 관심을 가졌던 시기는 지금부터 약 10년 전인데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별다른 KYC 절차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KYC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가령 해외거래소를 가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여권 사본을 통하여 신원인증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든 해외든 거래소 이용자는 그 신원을 거래소에 제공하게 되고, 거래소는 이용자의 신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 해외 거래소도 국내 수사기관에 협조합니다.


많이들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해외 거래소의 경우, 국내 수사기관에게 신원 확인 협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는 큰 오산입니다. 국내 수사기관이 범죄에 의심이 되는 가상화폐 주소를 토대로 해외거래소에 신원확인을 요청하면 대다수의 해외거래소가 협조에 응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협조에 응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늘고 있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용자의 암호화폐를 거래소 자체 지갑에 보유하고 있다가, 이용자가 출금(송금)을 요청하면 거래소 자체 지갑에서 이용자가 요청한 지갑 주소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거래소 자체 지갑의 주소를 통하여 거래소의 특정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특정 거래소가 소유하는 지갑 주소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마약대금으로 송금된 암호화폐의 트랜젝션(거래기록)을 확인하면 어느 거래소를 이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래소를 특정한 후, 수사기관이 거래소에게 불법적으로 암호화폐가 송금된 트랜젝션의 이용자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과정이 아닙니다.



3. 수사기관이 불법자금을 입금받는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포착하는 것도 쉽습니다.


마약은 실물입니다. 디지털 자산이 아닙니다. 마약을 판매하는 자는 마약을 특정 장소에 숨겨야 하고, 마약을 매수하는 자는 해당 장소에서 마약을 찾아가야 합니다. 주로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없는 장소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마약을 숨기고 찾는 과정에서 주변 시민들의 의심을 사는 경우가 많고, 결국 수사기관에 의하여 마약을 숨긴 장소가 발각되는 일은 비일 비재합니다. 또한 인적이 드문 장소에, 연고가 없는 사람이 방문을 하는 행위 자체 또한 수사기관에 커다란 힌트를 주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마약을 숨기거나, 마약을 찾는 사람이 검거되었다고 했을 때, 마약대금을 보낸 암호화폐 주소가 수사기관에 확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이제 마약대금 입금받는 암호화폐 주소가 확보되었으니, 이 주소로 마약 매수를 위해 암호화폐를 송금한 자들을 모두 검거할 수 있는 수사의 단서가 발견된 것입니다.


수사기관은 이제 위 암호화폐 주소로 마약대금을 보낸 자들을 하나 둘 검거하게 됩니다.



4. 마약범죄 연루자들은 입이 가볍습니다.


또한 마약범죄로 검거된 사람들은 입이 가벼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가령 지인의 부탁으로 마약을 구입해 준 사람이 마약범죄에 연루된 경우, 수사기관은 마약 구매를 위한 송금내역에 관하여 일일이 확인하게 됩니다. 친구를 위해 구입해 준 사실을 진술하지 않는다면 해당 마약 구입내역도 내가 구입한 것으로 의심받겠지요?


또한 여러 사람과 동시에 마약을 한 경우에도, 함께 마약 한 사람을 진술하지 않는다면, 내가 모두 마약을 투약하거나 사용한 것으로 의심받겠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입을 무겁게 가져가다가는 수사기관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양형에 있어서도 불리한 취급을 받겠지요?


마약범죄로 검거된 사람들은 입이 가벼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5. 결어


비트코인은 거래를 증명하는 기술이지, 범죄를 가려주는 기술이 아닙니다.


[주제어: 마약, 대마, 비트코인, 암호화폐, 거래소]


<2025. 10. 20. 이 글의 모든 저작권은 이연구 변호사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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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도하 이연구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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