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by 일상리셋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내가 시험을 보러 간 날이었다.

아이와 단둘이 집에 남았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물론, 아이를 돌보는 건 가능했다.

밥을 차리고, 함께 놀고, 잠시 텔레비전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일도 못 했고, 글도 쓰지 못했고, 운동도 할 수 없었다.

무언가에 집중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었다.

평소 같으면 새벽에 수영을 하고, 하루를 정리한 뒤

일도 하고, 글도 쓰고, 운동까지 마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자리를 비우니,

나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 의지로 해내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도움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나는 생각보다 훨씬 더 의존적인 존재였다.


우리는 혼자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삶의 대부분은 누군가의 도움 위에 세워져 있었다.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님이 곁에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회사에서 내가 무언가를 해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함께 일해주는 동료들이 있고

방향을 잡아주는 리더가 있고,

같이 고민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있어야 일이 되고,

파트너가 있어야 협업이 된다.


결국 나는, 누군가의 존재 덕분에

이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무언가를 이루고 나면,

그걸 혼자 해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돌아보면 항상 누군가가 있었다.

곁을 지켜준 사람, 묵묵히 도와준 사람, 대신 감당해 준 사람.


내가 움직일 수 있었던 모든 힘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긴 것이었다.


나약함을 인정하면 감사가 보인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 믿음이 무너진 자리에

뜻밖에도 감사가 들어왔다.


아내 덕분에 내가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아이 덕분에 내가 더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느꼈다.

부모님, 친구들, 동료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걸

조금씩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내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가 내 자리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가능해진다는 것.


그걸 인정하니,

하루의 아주 작은 일들까지도 감사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쓴 한 줄의 글,

내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들,

무사히 끝낸 회의,

조용히 옆을 지켜준 가족.

그 모든 건, 혼자서는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일들이었다.


하나라도 하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자주 조급해진다.

더 많이, 더 잘, 더 빨리 해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을 보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나라도 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리고 그 하나조차,

내 혼자 힘으로 해낸 건 아니다.

수많은 도움과 연결 속에서 겨우 가능해진 소중한 결과다.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

그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원래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감사하며 살아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그리고 그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모든 존재에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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