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아내와 아들과 함께 백화점에 다녀왔다.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만 있기 아쉬워 오랜만에 나들이도 할 겸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백화점 근처에 있는 남대문 시장에도 잠깐 들렀다.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며 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지만, 뜨거운 날씨에 오래 버티기는 힘들었다. 시장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 모두 더위에 금방 지쳐버렸다. 결국 시원한 백화점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백화점에서 한 바퀴 둘러보는 동안 아들은 슬슬 집에 가고 싶어 했다. 아직 제대로 구경도 못 했는데 벌써 가고 싶다고 하니 아쉽긴 했지만, 아들의 요청에 대충 둘러보고 간식을 먹은 뒤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때 아들이 목이 마르다며 물을 사달라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 편의점이 보이지 않았다. "조금만 참으면 집에 가서 마실 수 있어."라고 말하며 달래고 있는데, 눈에 띄는 상점 하나가 보였다.
그 상점은 일반적인 가게와는 달라 보였다.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기증하면 그 수익으로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어떤 물건들이 있을까?' 하는 궁금한 마음에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니 예상보다 훨씬 많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에서는 장애인 분들이 일하고 있었고 다양한 기업의 후원이나 일반 사람들이 기증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물건들은 꽤 쓸 만한 것들이 많았고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었다.
우리는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아들은 여기저기 다니며 자신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들을 신나게 찾고 있었다. 아내는 우연히 오랫동안 벼르고 있던 마음에 드는 신발을 발견했다. 신발의 가격은 7천 원이었는데, 놀랍게도 70% 할인된 가격으로 1,7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너무나 저렴한 가격에 깜짝 놀랐다. 이곳에서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이런 가게가 사람들에게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계산을 하면서도 마음이 뿌듯했다. 단순히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산 것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집에 있는 쓰지 않는 물건들도 언젠가 이곳에 기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면 나도 이 가게와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따뜻한 마음을 안고 우리는 가게를 나섰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미소와 친절함이 기억에 남았다. 서로가 돕고 살아가는 느낌이 참 따뜻했다. 그 순간, 나도 언젠가 이렇게 누군가를 도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겠지만, 언젠가 나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내는 새로 산 신발을 들고 장모님께 자랑했다. "원래 사려던 신발보다 100분의 1 가격에 샀어!" 아내가 기분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미소가 지어졌다. 단순히 신발 한 켤레를 산 것만으로도 우리의 하루가 밝아졌다.
오늘의 경험은 내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남을 돕는 일, 그리고 그로 인해 느끼는 따뜻함은 정말 작고 사소한 일이더라도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져도, 이런 따뜻한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서로를 도우며 느끼는 그 마음은 성과나 물질적 보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진정한 행복이다.
오늘 내가 느낀 이 작은 따뜻함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져 그들의 하루를 밝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통해 이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고 싶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남을 돕는 마음만큼은 언제나 우리를 따뜻하게 할 것이다.
아래 이곳의 방문 링크도 함께 남긴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방문해 보셔도 좋을 것 같다.
https://goodwillstore.org/ 굿윌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