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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를 경영하라_불확실성 하에서 기업 생존과 성장전략12

제12화. 리스크 인텔리전스, 리질리언스 IQ

Surviving and Thriving in Uncertainty : Managing Risk and Resilience


루이스 캐럴(Lewis Carrol)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앨리스가 붉은 여왕과 함께 나무 아래에서 계속 달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앨리스는 숨을 헐떡이며 붉은 여왕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계속 뛰는데, 왜 나무를 벗어나지 못하나요? 내가 살던 나라에서는 이렇게 달리면 벌써 멀리 갔을 텐데.” 붉은 여왕은 “여기서는 힘껏 달려야 제자리야. 나무를 벗어나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해.”라고 대답합니다. 거울 나라는 한 사물이 움직이면 다른 사물도 그 만큼의 속도로 따라 움직이는 특이한 나라였던 것이지요. 


경쟁이 시장의 모든 기업을 더 강하게 만든다는 이 ‘붉은여왕 가설(Red Queen hypothesis)’은 성과를 높이려 노력하는 기업은 일순간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지만 그 지위는 실패를 만회하고자 더 분발하는 패자나 경쟁자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라는 내용으로 경영학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성공한 기업도 어느 시점에서는 실패를 했으며, 실패의 원인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열 가지 결함과 요인에서 발견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황에서 이런 결함들은, 개별적으로 또는 다른 결함과 결합되어, 기업을 위기에 빠뜨리거나 몰락시킬 수 있는데요. 우리 기업의 ‘리스크 IQ’는 과연 얼마일까요? 혹시 우리 기업, 우리 조직이 다음과 같이 행동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간 조직 문화 내에 팽배해 있던 것은 아닌지 등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짚어내는 데 유용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잘못된 가정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당연한 듯한 가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기업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블랙스완’을 찾아야 합니다. 


두번째, 지속적인 주의와 관심이 부족하지 않은지 점검해야 합니다. 운영환경에서의 리스크 징후 감지를 통해 위협과 기회에 대한 높은 경계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세번째, 속도와 모멘텀 요소를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보아야 합니다.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만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 파급 속도와 충격에서의 회복 속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네번째, 비즈니스에 있어서 중요한 연관성과 복잡성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즉 시스템적 사고를 기반으로 기업 생존 가능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핵심 연결망, 공급망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섯번째, 잠재적 실패를 미리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상의 실패 가능성은 반드시 사전에 식별하고 적시에 의사소통해야 합니다. 


여섯번째,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의사결정 시 판단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정보의 원천과 해당 정보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검증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곱번째, 안전마진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지 못하는 건 아닌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비상시에 대비한 플랜B, 즉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을 반드시 고려하고 확보해야 합니다. 


여덟번째, 지나치게 단기 성과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봐야 합니다. 경쟁력 제고와 지속가능성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기간을 설정해야 단기적 생존은 물론 장기적 성장까지 담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홉번째, 적절한 리스크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치밀하게 계산된 적절한 리스크는 회피하지 말고 충분히 감수하며 가치 창출과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열번째, 마지막으로, 운영의 기본 원칙, 기준 없이 행동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지속적인 성공은 원칙과 규율을 반드시 필요로 합니다. 비즈니스 운영의 기본을 반드시 지키고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앞에서와 같이 10가지 결함요인을 기준으로 리스크 IQ 진단을 하는 것은, 사고체계를 구조화해보고 현재 비즈니스 운영에 있어서 우리 기업의 리스크, 즉 X요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이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행동하고 대비하고 있는지 논의하는데 좋은 도구일 것 같습니다. 즉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에 현재의 위치를 먼저 판단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최근 몇년간 '파괴(disruption)'라는 말은 기업 비즈니스에서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파괴'는 어떤 혁신이 기존 사업자들의 몰락을 야기하는 새로운 시장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할 때 발생하는데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창조적 파괴(creative disruption)와 같은 헤드라인이나 주제어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자주 등장하다 보니 이제는 '파괴'를 '혁신'의 동의어로 여기는 것도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파괴만이 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한 유일한 해법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4차산업혁명 기술을 무조건 도입해야 하는 것 역시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은 백조와 창조적 파괴가 넘쳐나는 비즈니스 환경 하에서 세상 모든 기업들에게 한가지 중요한 것은, 진부화된 제품과 사업에 대해 변화하지 않고 스스로 정체하게 되는 위험이 가장 크지만 잘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위협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유명한 노벨상을 비롯해 퓰리쳐상, 간디상 등 세계적 위인들의 이름을 딴 권위있는 상이 많이 있는데요. 위인의 이름을 딴 상 중에 ‘다윈 어워드(Darwin Awards)’라는 상이 있습니다. “가장 강하거나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생존한다”라는 적자생존의 원칙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관련된 상은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상들과 차이가 있다면 전혀 명예롭지 않은 상이라는 점입니다. 1985년부터 수상자를 배출해 왔지만 저희가 알 만한 사람은 전혀 없다고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다윈어워드(www.darwinawards.com)에는 엄청나게 잘못된 선택으로 말미암아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는데요. 아직 기업버전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만약 기업에도 적용한다면 망한 기업들 중 이런 불명예 상을 차지할 많은 후보 기업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리스크를 무시하거나 예상했던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다윈어워드의 강력한 후보가 되려는 기업들도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리스크를 극도로 회피해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사업 기회를 날려버리는 사례도 마찬가지로 적지 않을 것입니다. 


기업이 당면하는 모든 리스크를 완벽하게 예방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스크 IQ’가 이미 높거나 아니면 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학습하고 준비하는 기업은, 리스크와 위기관리 즉 X경영에 실패해서 스스로를 파산에 이르게 하는, 즉 다윈어워드의 수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은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X를 경영하라’ 글에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리질리언스 9 넥스트 노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의 생존 전략>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876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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