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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를 경영하라_불확실성 하에서 기업 생존과 성장전략 1

제1화. 위기 속 기업 생존과 성장

Surviving and Thriving in Uncertainty : Managing Risk and Resilience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이 말은 고대 그리스 의사이자 철학자인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이죠. 사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히포크라테스의 이 명언 후반부에는 “기회는 순식간에 달아나고 오롯이 경험에만 의존할 수 없으니 판단은 더욱 어렵기만 하다 (Opportunity fleeting, experience misleading, and judgment difficult)”라는 말이 바로 이어 나옵니다. 2천년전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가졌던 근심은, 현재 더욱 커져가는 불확실성 하에서 비즈니스를 걱정하는 CEO분들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과거와 비교하여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의 큰 위기가 요즘은 거의 매년 아니 그보다 자주 일어나는 것 같은데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라는 광고 카피처럼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뜻하는 VUCA* 환경이 우리를 계속해서 옥죄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시간에 쫓기며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기업 경영진의 어려움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 기업의 리스크, 위기상황을 생각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꺼려합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았거나 기존 사고방식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유형의 사건, 사고, 발생 시 파급효과가 엄청난 사건, 즉 판도를 뒤바꾸는 극단적인 상황을 ‘X이벤트’ 라는 용어로 표현하는데요. 특히 X이벤트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2019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올해로 14번째로 발간되는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가 큰 화두였는데요. 특히 이 보고서의 부제를 ‘통제불능’이라는 영어 단어인 ‘Out of Control’로 사용할 정도로 기업은 물론 경제, 사회, 국가가 직면하는 리스크 환경을 설명하는 VUCA 상황이 갈수록 나아지지 않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즈니스를 더욱 어렵게 하는 X를 무조건 부정하고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감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 대응하라는 의미로 ‘X를 경영하라’ 라고 명명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특히 극한 비즈니스 환경하에서의 다양한 기업 리스크, 위기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X경영 전략’을 위한 방안과 사례를 앞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혁신의 대명사, 트랜스포머와 같은 변신의 귀재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글로벌 기업 듀폰(DuPont)은 2004년 당시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던 섬유 사업 매각을 선언하면서 200년이 넘는 몇 안되는 초장수 기업 역사상 가장 큰 도박을 했습니다. 화학기업에서 벗어나 바이오, 대체에너지사업에 집중 투자해서 결국 종합 과학기업으로의 대변신에 성공한 것입니다. 물론 2009년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한파로 공장 100개를 폐쇄하고 직원의 15%를 줄이는 가혹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시련도 겪었지만 어떤 상황, 시기에서도 흔들림 없이 신사업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회사의 명운이 걸릴 정도로 굵직굵직한 전략적 행보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바로 X경영이라는 강력한 펀더멘털이 있었습니다. 다른 기업들과 큰 차이를 보인 듀폰의 X경영 전략 특징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복잡성에 대한 대응입니다. 듀폰은 리스크맵을 통해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운영과 리스크의 복잡성 및 연계성을 정리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리스크 관리가 전사 차원의 전략이며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리스크 관리에 책임을 진다는 통합적 리스크 관리의 관점(Integrated View of Risk Management)이 그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둘째, 회복탄력성과 민첩성의 극대화입니다. 평상시 리스크관리는 물론 뿐 위기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대응 역량의 확보를 의미하는데요. 기계 및 시설운영, R&D, 공급망 관리, 고객관리 등 Value Chain상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비 할 수 있는 ‘리질리언스’, 즉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더불어 시장, 기업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하는 ‘민첩성’(Agility), 그리고 위기를 최대한 예방하되 이를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가동되는 강력한 위기관리계획(Crisis Management Plan)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9.11 테러와 2009년 금융위기에서 가동된 바 있는 듀폰의 위기관리체계는 실제로 위기 상황을 감지하게 되면 듀폰은 각자의 책임에 따른 전문 경영진으로 구성된 17개의 위기대응팀이 필요 시 30분 이내 바로 가동된다고 합니다.


셋째,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관리하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에 대한 학습을 적극 활용하여 실수가재발하지 않도록 막고 목표달성의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체계를 수립했습니다. 듀폰은 이를 조직 문화에 내재화하고 적극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방대한 지식을 갖춘 수 천명 임직원의 리스크관리 경험을 데이터베이스 화하며 이런 내용들이 모여 다시 새로운 가치 를 창출해내는 지식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 또한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듀폰의 X경영의 특징은 듀폰 만의 기업가치의 수립과 강력한 운영 원칙의 준수입니다.  ‘무사고’를 최고의 목표로 하는 안전성, 주요 정보 자산과 임직원 안전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의 보안과 환경보호, 그리고 인간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높은 윤리성 원칙인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최고의 기업가치로 삼고 모든 임직원이 같은 가치를 지키도록 엄격하고 강력한 운영원칙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체득해온 듀폰 만의 모범실천관행(Best Practice)을 기반으로 업무 원칙과 표준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훈련하는 강력한 운영원칙(Operating Discipline)을 통해 전사적 리스크, 위기관리 역량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가 우리에게 일깨워 준 것처럼 판단은 언제나 어려운 일임에 틀림 없습니다. 불확실성 환경 하에서의 비즈니스 생존과 성장을 밤낮으로 고민하는 CEO 역시 크게 흔들리는 시장과 기업환경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당분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듀폰의 X경영 사례를 시작으로 X를 경영하라 시리즈를 통해 소개되는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비즈니스 생존과 성장 전략을 통해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시사점을 찾기를 바랍니다. CEO로서 시시각각 변하는 불확실한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위기상황에서 보다 나은 판단을 내리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 우위와 기회를 확보하고, 더 나아가 경쟁회사들에 ‘블랙스완(Black Swan)’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극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의 리스크 상황은 다양해졌습니다. 인터넷 통신의 발달로 위기가 현실화 되는 속도 또한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기업의 생존이 어려운 환경에서 위기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성공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글로벌 기업 듀폰(Dupont)입니다. 리스크 맵과 강력한 운영 원칙으로 위기관리 역량을 높인 듀폰의 전략을 배워봅니다.

데일리 인사이트 - 휴넷 CEO (hu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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