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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리질리언스_극한 환경에서의 경영 전략 8

제8화. 지속가능성을 재검토하라

Power of Resilience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접근법이 하루 아침에 뉴노멀이 되는 위기 속에서도 기업은 지속가능성 모멘텀을 유지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이번 위기는 발생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시나리오에 대처하기 위한 조직의 역량과 리질리언스, 즉 회복탄력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코로나19와 고군분투하는 와중에도, 감염병 대유행은 많은 기업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경험하면서 불요불급한 출장을 앞으로도 줄일 수 있다는 것과 대규모 락다운, 즉 이동제한조치로 인해 대기오염의 급격한 감소를 위성사진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코로나 사태는 기업이 임직원과 고객, 협력업체을 위해 신경쓰고 한층 더 노력하는 것이 결국 이득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있는데요. 스타벅스가 직원들에게 특별재해급여를 제공하고 정신건강과 심리치료 등에 대한 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나, 가장 금전적으로 취약한 협력업체들에 조기 대금 지불을 결정한 유니레버(Unilever)의 일련의 행동이 좋은 예입니다.


결국 이번 코로나 사태는 지속가능성 아젠다를 위한 드라이런(dry run), 즉 본격적인 실행 직전 모의훈련을 하는 리허설이 되고 있으며, 기업에게는 앞으로 더욱 중요하게 될 환경, 사회 및 기업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볼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기후변화 리스크 시나리오에 대해 준비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그 책임에서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대유행은 앞으로 지속가능성의 심각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한층 높였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사회적 책임에 기업이 직면할 것이라는 사실을 크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 커다란 위기는 기업이 경영의 최우선순위에 지속가능성을 두는 것을 어렵게 하는데요. 당장의 생존에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줄여야 하는 어려운 재정상태에 있는 경우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와 같은 위기가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역풍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그에 상응하는 순풍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더 많은 지역사회에 이익을 주는 목적을 가진 회사나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감염병의 폭발적 대유행으로 동시에 커진 손 세정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을 재편성한 주류업체인 바카르디(Bacardi)와 인베브(Anheuser-Busch InBev) 같은 회사 사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목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기업에게 돌봄 휴가, 근무 일정, 장소를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는 업무 옵션들이 가능함도 분명하게 인식하게 해주었습니다. 위기는 기존 비즈니스 운영체계의 약점을 드러냈으나, 한편으로는 공급망을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고, 사회적 책임을 지키며, 비즈니스를 충분히 환경 친화적으로 설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난에 대처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를 위해 act now, 즉 지금 실행해야 할 것과 plan now, 즉 지금 계획해야 할 것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로, 지금 실행하라 Act now 인데요. CEO는 위기 발생이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한편 더 강하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당장 몇 가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우선 직원을 공정히 대하라 Treat employees fairly 입니다. 구성원을 보호하고, 가능한 한 원격, 재택근무를 지원하며, 유급 병가와 가족 돌봄 휴가를 늘리기 위한 안전 프로토콜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리해고 하지 않는 대안들을 모색해야 합니다. 소매업체 타깃(Target)은 일시적으로 근로자 임금을 시간당 2달러 더 인상했으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팀원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했으며, 피해 직원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객과 공급업체에 올바른 일을 하라 Do right by customers and suppliers 입니다. 지급 조건을 변경하여 재무적으로 취약해진 공급업체를 보호하고, 단골 고객에게 신용을 제공하여 이들이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Unilever)는 회사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소매 고객들에게 자사의 신용을 제공하는 한편 공급망을 지원하기 위해 5억 유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또 하나는 더 폭넓게 공동체를 지원하라 Help the broader community 인데요. 의약용품 또는 지역사회 생활필수품 지원과 같이 위기 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지원을 위해 회사 시설을 전환하거나 사회적으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여분 물자들을 직접 기부하는 것도 고려하는 것입니다. 바이두(Baidu)는 자사 서비스에서 지도 어플리케이션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인 사례가 표시되는 기능을 개발, 추가하였고, 가전제품 사인 다이슨은 신속하게 병원 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호흡기를 설계하기도 했습니다.


둘째로, 지금 계획하라 Plan now 입니다. 기업들은 단기적인 조치 외에도, 지금이라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중장기적인 움직임을 계획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면서, 다음 사항들을 집중해야 합니다. 우선 핵심 역량 마련을 위해 M&A를 활용하라 Take advantage of M&A to build critical capabilities 인데요. 재무상태가 건강한 기업들은 경기침체에서 더 강하게 반등하며 M&A를 통해 이를 더 강화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특히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 회사와 기술을 모색하는 것을 고민해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 하에서도, 재생 디젤의 선도적 제조업체인 핀란드를 대표하는 기업 네스테(Neste)는 확장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사료와 재생 순환 솔루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기업을 인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기를 계기로 위험을 평가하고 바로 실행 조치하라 Review risk assessments based on the crisis; then act 인데요. 기업들은 이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 위기에서 배운 교훈을 활용하여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비즈니스 중단 같은 커다란 위험들을 파악해야 한다. 만약 탄소 배출권 가격이 톤당 150달러로 크게 상승한다면? 플라스틱 규제 법안이 예상보다 빨리 통과된다면?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빨리 육류 소비를 줄인다면? 이러한 평가는 이전에 매력적이지 않다고 여겨졌던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나 행동을 가속화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번 코로나 사태는 매우 낮은 확률의 사건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공중 보건,  안전 같은 분야에서 어떤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을까? 기후 변화에 우리 기업은 얼마나 회복 탄력적인가? 기후 변화 리스크를 포함하는 재무 공시가 점점 주류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 이번 위기가 가져온 지속가능성 순풍을 붙잡아 경영전략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향후 기업의 공급망 변화에 대처하여 회복탄력성 강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같은 변화가 지속가능성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고려해보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추적 가능성(traceability)은 지속 가능한 소싱과 책임 있는 노동 관행을 보장하는 데도 도움이 분명 됩니다. 또한, 원거리 조달, 생산 공급망을 근거리로 전환하면 배출가스를 줄여 탄소발자국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생산현장이 환경 정책을 준수하도록 설계되고 새로운 기술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해 수준을 크게 낮출 수도 있습니다. 한편 지속 가능성 기회가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전대미문의 봉쇄, 이동제한조치를 크게 겪으면서 소비자들은 앞으로 정상화 이후 제품을 고를 때 더욱 까다롭고 신중해질 것인데요. 특히 해당 제품이 소비자 자신은 물론 세상에 이로운가에 관한 관심도 커질 것입니다.


수백만 명의 생명과 기업을 위험에 빠뜨렸던 감염병 대유행은 앞으로 지속가능성의 추구를 늦춰야 할 어떠한 이유도 남기지 않게 해주었는데요. 서로를 돕고 세상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었으며, 앞에서 강조한 주요 교훈들을 잘 활용한다면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기 시 지속 가능성을 약속하고 실천하는 기업들은 더욱 굳건한 고객 및 공급업체 관계, 기업 평판 향상, 직원 충성도 및 생산성 향상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들은 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심각한 기업 명성 실추 위기에 직면하고 생존을 크게 위협받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참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정의

□ 기업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균형있게 고려하면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경영활동

□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재무 성과뿐 아니라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 사회 문제 등 비재무 성과에 대해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지속해서 향상하려는 경영 기법

□ 단기적 성과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성과를 중요시하고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통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 투명한 정보 공개를 확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이 걸어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위기상황에 무너지더라도 다시 회복해내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인데요. 즉, 위협에 대한 대응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외에 또 다른 예상하지 못하는 위험이 찾아왔을 때, 정확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와 기업의 경영전략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데일리 인사이트 - 휴넷 CEO (hu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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