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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리질리언스_극한 환경에서의 경영 전략 9

제9화. 알파인 스타일로 등반하라

Power of Resilience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가 지역별, 산업별로 각각 다양한 위기 단계에 놓여 있고,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 역시 극단적으로 매우 다양한 상황 하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역경을 이겨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다시’, ‘새롭게’를 의미하는 영어의 ‘리’(re-)를 부르짖는 외침이 커지고 있습니다. 리셋(reset), 리부트(reboot), 리씽크(rethink), 리쉐잎(reshape), 리디자인(redesign), 리툴(retool) 등 재편, 재구성, 재정비를 말하는 단어들을 최근 보고서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미래에 적응력과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CEO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해보아야 합니다. 언제 비즈니스 재편성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재편성을 시작할 수 있을까?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도? 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 베인앤 컴퍼니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비즈니스 재편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미항공우주국 NASA의 달착륙 미션인 아폴로 우주 프로그램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아찔한 위기 상황은 바로 아폴로 13호 임무에서 발생하였는데요. “Houston, we had a problem here! 휴스턴, 여기 문제가 생겼다”. 지구로부터 32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날아온 이 한마디로 휴스턴 관제센터는 초긴장에 빠져들었습니다. 산소 탱크 폭발이 선체에 고장을 일으켜 이로 인해 아폴로 13호는 필요 전력 대부분을 잃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전력을 조금이라도 소모시키는 장치와 기능을 모두 꺼야 했습니다. 휴스턴 관제센터는 승무원을 지구로 귀환시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에 우주선 전원을 다시 켜기 위한 순서를 한치의 오차 없이 정확히 알아내야 했습니다. 전원 공급의 순서들, 즉 무엇은 중지하고 무엇은 다시 켜야 하는지와 같은 수많은 의사결정이 있었지만, NASA를 이끈 것은 승무원의 무사 귀환이라는 명확한 미션 이었는데요. 기업도 마찬가지로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을 향해 나아갈 때, 우리 회사의 무엇을 멈추고 무엇을 다시 켜야 하는지 많은 결정들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가? 모든 것이 바로 미션에 대한 관한 것이며, 비즈니스 리더가 올바른 순서로 올바른 버튼을 켜고 끄려면 정상으로 회복하려는 우리 회사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우선일 것입니다.


여러분의 회사가 전원에 문제가 생긴 우주선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복구는 어떤 작업을 다시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수백 가지 결정을 포함하는 전원을 다시 공급하는 순서일텐데요. 올바른 순서대로 올바른 버튼을 누르는, 그리고 마찬가지로 잘못된 버튼은 끄기 위해, 비즈니스 리더는 비즈니스 재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며 다음의 세가지 사항을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첫째, 이전 방식으로 회귀하지 않기 To avoid a snapback to old ways 인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대미문의 락다운 상황에서 오히려 그간 억눌려온 회사 지배구조와 프로세스로부터 해방되었다고 말하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있습니다. 사소한 의사결정들에 수년간 소요하던 내부 논쟁에서 벗어나 주요 긴급 대응 조치들과 향후를 내다보는 논의에 매진하여 되려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실험과 학습을 시작하기 To start experimenting and learning around the unknowns 입니다. 고객 니즈에서 경쟁 역학까지, 위기 이후 세계는 지금과는 매우 달라질 것이고, 구체적 변화 내용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시장, 산업별로 확연히 과거와는 달라질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선도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새로운 시도와 학습에 집중하고 고객 및 비즈니스 파트너, 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합니다. 


셋째, 설계 이슈를 논의하고 원칙에 신속히 합의하기 To debate the design issues and agree on principles early 입니다. 위기 이후, 비즈니스를 지배할 "빅 아이디어"는 무엇일까요? 점점 더 많은 기업 CEO들은 큰 규모의 조직을 죽이는 복잡성에서 벗어나 빠르게 움직이는 경쟁자들과 맞닥드려 이기는 파괴적 혁신 조직이 되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조직은 더 빠르고 스마트하게 일해야 하며, 복잡성을 없애고 모든 프로세스에서 병목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앞으로는 균형잡힌 관리자 스타일의 리더보다는 "스파이키(spiky)" 리더, 즉 기존 상태를 어지럽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강한 실행력을 지닌 CEO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비즈니스 전과정을 아우르는 디지털 관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훨씬 더 유연하고 회복탄력적이며 투명한 공급망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에베레스트와 같은 산을 정복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원정 스타일 expedition style 등반으로 다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팀이 많은 장비와 캠프를 설치하고 몇주 간에 걸쳐 정상을 정복하는 전통적인 등반 방식입니다. 이와 완전히 반대인,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알파인 스타일 alpine style 등반이 있는데요. 소수 정예 팀이 각자 들고 갈 수 있는 장비만 가지고 빠른 시간 내에 정상을 오릅니다. 알파인 등반가들은 위험 지역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적기 때문에 많은 생존 식량과 장비를 가져가지 않습니다. 사실 생각보다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원정 스타일 등반 방식으로 기업 경영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즉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다 같이 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는 방식인데요. 작은 언덕 하나를 오르더라도 모든 여정은 산더미 같은 사람들과 장비를 필요로 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면서 기업은 이제 알파인 스타일 등반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고려해봐야 하겠습니다. 물론 알파인 스타일 방식이 위험은 있지만 원정 스타일 등반에 비해 더 빠르게 정상에 도달할 수 있으며, 다음의 실행 원칙을 같이 고민하면 효과적입니다.


첫째, 시작 단계는 소규모로 먼저 협의하라 Agree on the simple first steps-the journey, map and travelers 입니다. 비즈니스 재편을 위한 아이디어는 커야 하지만 알파인 스타일 등반과 같이 시작은 작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크게 신뢰할 수 있는 소규모 리더 그룹을 만들어 전략 방향과 미해결 이슈를 파악해야 하는데요. 신뢰할 수 있는 고객과 비즈니스 파트너를 포함한 외부 이해관계자의 아이디어도 수용하는 것도 좋으며, 그런 다음, 여정을 위한 지도를 그리고 나침반을 설정하고, 같이 할 등반팀 구성에 대해 협의합니다. 


둘째, 전체 여정을 팀 단위로 관리가능 수준으로 나눠라 Break down the journey into “day trips” that sub-teams can manage 인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제 웬만한 문제들은 1시간 이내로 줌(Zoom)과 같은 화상회의 웹 시스템에 접속하여 여섯에서 여덟명 정도가 참여하여 해결합니다. 각 팀들은 위기에 대한 예측 및 시나리오 수립, 이전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 방식을 구상하고 알수 없는 사안에 대해 실험과 학습을 시작하고, 현장과 함께 비즈니스 운영 모델을 재설계하고, 비즈니스 재편을 위한 조직 변경 등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에는 커다란 가버넌스나 조직 프로세스가 필요하지 않는데요. 퍼즐 조각을 맞추기 위해서 광범위한 조직의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고 실행에 옮기고 학습을 시작해야 합니다. 나중에 언제든지 원정 스타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지금은 빨리 그리고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셋째, 일선 현장을 적극 참여시켜라 Engage the front line 입니다. 알파인 스타일 등반에서는 소수정예 팀들이 종종 정상에 도달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탐구해내는데요. 소규모 조직은 민첩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며, 유사한 방식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은 계속해서 일선 현장에서의 실험에 의존합니다. 새로운 상향식 피드백 방식(bottom-up feedback loop)을 유지하고 새로운 방안을 찾기 위해 현장 팀들의 의견을 청취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비즈니스 리더에게 자신에게 맞는 이미지를 선택해보기를 권고하고 싶은데요. 앞에서 말씀드린 우주선이 지구로 방향을 틀고 시스템에 동력을 공급하고 무사귀환의 임무를 완수할 준비를 하는 아폴로13호 사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아니면 알파인 스타일 등반팀을 상상하며 정상을 향해 전진하면서, 몇 주간의 여정으로 베이스캠프를 치고 대규모 팀을 데리고 온 경쟁자들을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것도 역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무엇을 생각하든 비즈니스 리더는 지금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행동해야 하며,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고객을 만족시키고, 경쟁자들을 놀라게 할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즈니스 리더에게는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비즈니스 재편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항공우주국 NASA의 리더가 많은 위기 상황에서도 명확한 미션을 바탕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 위기를 극복한 사례와 에베레스트 산을 빠르게 정복하는 알파인 스타일(alpine style)을 살펴보고 자신이 지향하는 리더의 모습과 이에 맞는 효과적 실행 방법에 대해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데일리 인사이트 - 휴넷 CEO (hu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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