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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를 경영하라_불확실성 하에서 기업 생존과 성장전략 7

제7화. 정보 원천을 검증하고 철저히 확인하라

Surviving and Thriving in Uncertainty : Managing Risk and Resilience


“적과의 첫 교전 후 모든 계획은 바뀌게 된다.” 19세기 독일 육군 원수인 헬무트 폰 몰트케의 명언입니다. 이는 그의 군대가 프랑스 군대와 전투를 벌이게 되자 정교하게 짜 놓았던 전술은 전혀 쓸모 없는 것이 되고 제일선의 행동에 의해 전세가 좌우되는 것을 보면서 얻은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전투는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하며 예상대로 전쟁이 진행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오늘날 치열한 비즈니스의 세계는 흡사 전쟁터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이용해 대응하지 못하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정보를 파악하고 검증하는 작업은 항상 중요합니다. 19세기와 달리 현대전에서는 지휘를 의미하는  Command, 통제를 뜻하는 Control, 통신을 의미하는 Communication, 자동화를 뜻하는 Computer, 그리고 정보 수집과 분석을 뜻하는 Intelligence를 연결한 ‘C4I’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군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각종 정보들이 수집되고 용합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정보는 걸러지고 철저하게 검증되어야 합니다. 기업 역시 복잡한 비즈니스환경 속에서 C4I와 같은 시스템을 통해 의미 있는 정보를 최대한 면밀하게 파악, 분석,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오늘은 ‘X를 경영하라’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정보 원천을 검증하고 정보를 철저히 확인하라 (Verify sources and corroborate information)’ 라는 내용으로 기업 리스크와 위기관리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하에서 다양한 형태의 잠재된 X이벤트 요인을 발견하려면 해당 기업뿐 아니라 공급업체, 비즈니스 파트너, 고객, 물류망 등 언제든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문들과 관련된 데이터를 적시에 확보해야 합니다.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말이지만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무엇을 파악하고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몰라 막연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상에서의 여러 교란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선도적인 기업들이 중요하게 보고 있는 9가지의 데이터 원천을 알아보면서 X를 경영하기 위한 시사점을 도출해 보겠습니다.


첫째, 날씨를 모니터합니다. 특히 악천후가 글로벌 물류, 공급망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기 때문에 기업들은 다양한 전세계 및 특정 지역 채널에서 날씨에 대한 세밀한 정보, 예보, 경보를 얻습니다. 둘째, 뉴스의 흐름과 경보에 집중합니다. 화재, 폭발, 폭동과 같은 단순 사건이 일어난 지역에 관련 생산시설이나 공급업체가 있다면 혹시 모를 통행 제한, 도로 폐쇄, 보안 강화 등으로 연결되어 수백, 수천 km 떨어져 있는 원청 기업에도 직간접 영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센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합니다. GPS수신기, 전력/기온/압력 측정기, 광센서 등에 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과거 그 어느때 보다도 상황 인지와 추적 역량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네번째, 공급기반을 모니터합니다. 글로벌 생산과 아웃소싱으로 비즈니스 전략이 변화하면서 공급업체의 도산이나 전략 변화, 품질 결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종합적인 공급기반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탐지하고자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공급업체를 직접 방문합니다. 멀리서 위험을 발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라는 접근법으로 부정기적으로 공급업체를 직접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창고를 확인하며, 공장 노동자들과 면담하며 품질불량, 중단된 생산라인, 과다재고, 최근 사건/사고 등의 경고 신호나 위험 징후들을 파악합니다. 여섯째, 속임수를 경계합니다. 정기적인 품질 실험, 검사에서 불량이 적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부도덕한 공급업체의 경우에는 결과를 조작하기 위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뿐만 아니라 공급 업체의 경영상태, 생산라인 운영 기록, 사용 원재료에 대한 정보를 언제든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 데이터 확보와 다양한 채널을 통한 검증 조치 마련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곱째, 이력 추적 역량을 강화합니다. 공급망에 내재된 자재, 부품, 사람, 업체, 상호작용 등의 복잡성 사이로 스며드는 문제들은 지진이나 태풍처럼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제품설계 결함, 제조상 오류, 오염 등이 제품 성능의 악화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함이 발견됐을 때 문제의 제품이 공급망에 얼마나 유통되었냐에 따라 폐기, 환불, 대체, 재생산에 들어가야 할 물량과 비용을 예측하여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이력 추적 관리는 리스크,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덟째, 소셜미디어를 모니터합니다. 예를 들어 ‘트윗시던트(Twitcident)’라고도 불리는 Twitter Incident Management와 같은 솔루션은 트위터의 데이터를 분석해 화재, 극단적 기후, 폭발, 테러 공격, 업계 비상 사태와 같은 비즈니스 교란 상황을 탐지하고 추적합니다. 이뿐 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데이터는 기업의 리스닝 플랫폼을 통해 고객불만, 그리고 더 나아가 평판 위험에 대한 정보도 제공합니다.


마지막 아홉째, 규제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정부정책의 변화는 기업의 비용 구조, 입지 결정, 규제 준수 등 비즈니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정부 규제는 시행 전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특정 국가와의 수출, 수입 관련 정부 조치들은 예고 기간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채로 실시된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규제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에 소홀함이 없이 법무, 준법 감시 및 리스크 관리 부서가 협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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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후로 지상과 공중에서 비행기들의 복잡한 이동을 조정하는 공항의 관제탑, 즉 컨트롤타워와 같은 운영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공급망 컨트롤 타워는 기술, 인력, 진행 절차가 모여 있는 중심지로, 공급망에 대한 데이터를 포착하고 그것을 사용해서 더 나은 장단기 의사결정이 내릴 수 있습니다. 400억 유로 규모의 식품 및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는 2009년 폴란드에 울트라로지스틱(UltraLogistik)이라는 사내 조직을 만들었는데요. 유니레버의 유럽 지역 제품 수송 및 이동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울트라로지스틱은 구매와 영업에 필요한 교통 관리를 일원화함으로써 공급망 비용 절약은 물론 온실 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이는 성과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 하에서의 많은 문제까지 조기에 포착할 수 있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울트라로지스틱 조직과 시스템은 운영 중에 있습니다. 사실 공급망 컨트롤타워는 일상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게 1차적인 목적이지만 비즈니스 상의 교란을 포착하고 사건/사고를 관리하며 대응을 조절할 때는 현장의 최전선에 서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컨트롤타워는 상설 비상 상황실이나 마찬가지이며, 컨트롤타워의 직원들은 예기치 못한 부품 부족, 운송 교란(항구 폐쇄나 노조 파업 등), 사고와 같은 교란의 징후를 가장 먼저 포착하며, 그에 따라 물류의 이동 경로를 조정하고 대체 루트에 따라 제품을 받아야 할 시설과 해당 고객에게 알리는 등의 위기 대응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게 됩니다.


현대전의 C4I 체계까지는 갖출 수 없더라도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해서 기업 CEO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반드시 던져봐야 할 것입니다. “해당 정보의 원천으로부터 정확하다고 입증된 정보를 입수했는가? 해당 정보 원천이 3개월, 6개월이나 1년 전에도 옳은 것으로 판명된 정보를 알려주었는가? 해당 정보를 다른 정보 원천을 통해서도 검증할 수 있는가? 다른 정보 원천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말하고 있는가? 신뢰할 수 있는가? 왜곡, 조작 가능성 까지도 확인하였는가?” X경영을 위한 정보 원천을 검증하고 정보를 철저히 확인하는 중요성, 그리고 이를 어떻게 조직에 내재화 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날 경영 환경은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하며 예상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면에서 전쟁터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전장관리체계]와 같은 시스템을 통해 의미 있는 정보를 최대한 면밀하게 파악, 분석,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비즈니스 상의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기업들이 중요하게 봐야하는 9가지 데이터 원천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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