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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항시인 Jan 19. 2024

먹방 말고 미식! 파리 가면 이렇게 드셔보시라~

파리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 추천

프랑스를 방문하시는 분이라면,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음식, 레스토랑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있지요. 특히 수도 파리에는 '미식 체험'이라 불릴 수 있는 화려하고 좋은 식당들이 많습니다. 예약이 필수인 드레스 코드 있는 식당, 에밀리 인 파리에 나오는 번쩍번쩍한 내부를 가진 레스토랑도 있어요. 백유로 훨씬 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그런 곳은 대부분 비지니스 관련 만찬, 여유로운 은퇴 노인들의 기분 전환, 혹은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을 위한 곳입니다. (이런 곳에선 살짝 주눅 들게됨~)

높은 층고와 압도적인 내부. 천장부터 다른 고급 레스토랑
어느 동네에나 있는 대중 레스토랑 (브라세리라고도 부름)

프랑스 식당의 이모저모


프랑스 식당의 장점이라면, 언제나 빵(바게트)을 기본으로 준다는 점과, 미국과 달리 팁이 없다는 점이에요. 단점은 테이블이 작은 편이고, 서비스와 코스별 진행이 빠르지 않아서 아무리 빨리 먹어도 1시간 반은 걸린다는 점이에요. (필요한 게 있다고 웨이터를 소리 내서 부르거나, 일어나서 찾아가고 그러면 안 돼요. 차분히 기다려야 한답니다. 식탁에 호출벨 같은 건 없어요.) 코스요리가 기본인데, 단계 별 음식의 양은 많지 않아도 (푸짐하다, 양이 많다! 이런 느낌은 없어요) 먹다 보면 배가 불러요. 그래서 보통은 전식. 본식. 후식은 다 안 먹고 두 코스 정도만 먹습니다.

셀러드를 사랑하는 파리지앵들. 어느식당이나 신선한 셀러드 메뉴 다양

프랑스 음식은 소금 후추 외에 특별한 양념이나 대표적인 향신료가 없어요.(우리 고추장, 간장, 인도는 카레 같은...) 그래서 딱히 중독성 있는 매력은 없습니다만, 원재료의 신선함이 생명이고, 식재료의 본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요리를 추구하고, 식재료 간 조합도 중요하게 봐요.

프랑스 음식을 제대로 먹으려면 꼭 와인을 곁들여야 하는데, 와인이 우리 음식의 김치처럼, 느끼함이나 싱거움을 잡아 전체적인 맛을 완성시켜 줍니다. 프랑스 요리는 플레이팅, 프레젠테이션이 이쁘다는 특징도 있어요. 미슐랭 급 고급 미식으로 갈 수 록 음식의 예술성은 더욱 강조되어서, 식감. 색감. 미각이 조화된 특이하고 인상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어요. (접시를 도화지처럼 활용! 작품인가, 음식인가!)


가격대는 어느 정도? 


세계 최고 인기 관광지답게 파리의 물가는 비싸고 외식 물가도 상당합니다. 흔한 대중식당인 '브라세리'에서 점심 식사(2코스) 1인당 25유로+@ (35000원+). 테이블 보 덮여 있고 웨이터들 넥타이 매고 있는 괜찮은 레스토랑의 2코스나 3코스는 40~60유로+@ (7만 원+)랍니다. 와인 한 잔 시키면 1인당 최소 7~8유로 붙고, 행여 미슐랭 이런 타이틀 붙으면 인당 100유로 넘는(14만 원) 고물가 파리입니다. 미국식 패밀리 레스토랑은 잘 없고, 고급 레스토랑에는 아이 없이 부부만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프랜치 식당에서 맛보아야 할 대표적인 음식들 소개해드립니다.


1) 전식 메뉴들 (앙트레)

프랑스는 코스 식사가 기본. 전식으로는 샐러드와 빵이 일반적인데, 빵 찍어먹을 수 있는 에스카르고 (달팽이)나 양파 수프 (프랜치 어니언 수프) 같은 것들을 시켜요. 바게트와 올리브 오일+발사믹을 주는데, 버터를 달라고 말하면 갖다 줘요. (요구해야만 제공해요.)

프랑스를 대표하는 달팽이 요리, 에스까르고. 질감은 골뱅이, 소스는 올리브유랑 바질 페스토 섞은 것. 소스에 빵 찍어먹음.
조금 더 고급 레스토랑인 곳은 달팽이를 아예 까서 이렇게 소스에 담아 줘요. 먹기가 더 편하지요.
프랜치 어니언 수프. 두꺼운 치즈 안에 볶은 양파의 깊은 단 맛. 뜨겁고 찐한 국물~~! 한국인들의 만족도가 높은 메뉴
최고급 전식 거위 간 푸아그라. 푸아그라는 비싼 데서 먹어야 해요. 싼 거는 비리고 퍽퍽한데, 고급 푸아그라는 입에서 녹아요.
연어가 나오는 전식 메뉴도 인기 있어요. 구운 연어가 본식이라면 훈제연어나 생 연어는 전식으로 샐러드랑 나와요.
프랜치 식당에 아시안 메뉴가 있기도 해요. 전식으로 베트남식 넴도 자주 볼 수 있어요.

2) 본식 메뉴들 (쁠라)

 본식으로는 고기와 생선이 주를 이룹니다. '앙트레 꼬뜨'라는 프랑스 대표 소고기 스테이크가 있는데, 프랑스 소고기는 방목 소들이라 지방이 적고, 마블링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주로 핏빛 흐르는 미디엄이나 레어로 먹지 이걸 웰던으로 구었다간 씹어도 씹어도 씹히지 않는 질김을 체험하게 되실 겁니다. 오리 고기나 육회도 잘 시켜요.

육회 버거인 베호프 따흐따흐. 양이 많고 신선해서 맛있지만 먹다 보면 김치가 간절해지는 맛.

프랑스에서는 감자튀김에 케첩이 기본으로 나오지 않아요. 식초나 마요네즈를 곁들이거나 아님 그냥 먹어요. "케첩 주세요!" 요구하면 가져다준답니다. 케첩=저렴한 소스로 여긴다는 느낌이 있어요.

프랑스 대표 가정요리 '비프 뷔르기뇽' 와인에 소고기 끓인 스튜. 보기엔 갈비찜 비슷한데 간장 대신 와인맛 나는 오묘함.
프랑스 대표 오리고기 요리 까날. 좋은 레스토랑 가면 소스랑 잘 어울려 참 맛있는데 싸구려 식당 가면 오리 냄새나고 질겨요.
버거류도 거의 대부분의 식당에 있어요. 이건 미니버거류시킨 건데, 고기와 내용물이 실한 편이에요. 케첩 안 줘요
프랑스에는 생선+크림소스 요리가 많아요ㅡ 맛은 좋은데 먹다 보면 김치나 깍두기가 간절.
대표적인 해산물 요리인 홍합입니다. 우리나라랑 달리 국물을 먹지 않고, 살만 쪽쪽 발라먹어요.

3. 디저트 메뉴들(데쎄)


개인적으로 프랑스는 디저트 강국이라고 생각해요. 콸러티 있는 고급 디저트들이 얼마나 많은지! 프랑스 디저트들은 양은 작지만 매우 달지요. 프랑스 디저트에서 설탕을 10% 줄이면 일본 거. 거기서 또 10% 줄인 게 한국 케이 크래요. 그만큼 우리 입맛에 프랑스 디저트는 달디달아요. 그래서 에스프레소랑 같이 먹으면 조합이 좋습니다.   

카페 구르몽 (고메 커피)이라고 미니 사이즈 디저트들이랑 커피의 세트예요. 대표 디저트들을 맛볼 수 있어서 좋은 선택!
프랑스의 디저트는 작고 실해요. '가또 쇼콜라'는 꾸덕꾸덕한 찐한 맛! 반가르면 캐러멜이 흘러나옴. 너무 달아서 커피 필수!

 유럽 초콜릿들은 카카오 버터 함량이 높아 진하고 맛있어서 초콜릿이 들어간 디저트 메뉴는 실패하지 않습니다.

프랑스 대표 디저트 '크램 뷔렐레' 설탕을 직화로 녹인 딱딱한 껍질에 안에 달고 부드러운 무스 크림.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

층층이 초콜릿, 커피, 페이스트리를 쌓아 만든 오페라 케이크 클래스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어찌나 작업 과정이 많던지 완성하는데 한번 앉지도 못하고 3시간 소요! 프랜치 베이킹은 정말 손이 많이 가더군요. 그래서 셰프와 파티쉐가 각자의 영역으로 구분돼 있나 봅니다.

오페라 케이크 ㅡ 한층한층 수작업이 들어가는 노동집약 케이크
배를 와인에 푹 절인 디저트. 와인과 과일을 조합한 디저트류도 프랑스만의 자랑
 '바바오럼' 스포이드 안 럼주를 곁들인 과일빵 디저트. 매우 특별한 맛!


파리 여행 가서 어디서 먹을까?


일단 일정 중 한 번은 큰맘 먹고 미슐랭 원스타 정도의 식당에서 제대로 3코스 식사로 미식 체험을 하고(투스타 이상은 예약 어려워요), 점심은 Boulangerie라는 동네 빵집에서 바게트 샌드위치나 각종 빵류로, 저녁은 Brasserie라는 대중적인 식당(카페+레스토랑)에서 위에 말씀드린 프랑스 대표 요리를 먹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참고로 나이 드신 부모님들이나 아재님들, 스트레스 많은 한국 청소년들은 프랑스 식당 계속 데려가면 어느 순간 버럭 화를 냅니다. ㅋ싱겁다고 맛없다고 ㅋ 파리에는 훌륭한 베트남, 타이, 중국 식당들도 많으니 그런 곳에도 적절히 들러주셔야 합니다.

마레지구에서 유태인 음식 팔라펠 드셔보세요
길에서 파는 크레빼와 뱅쇼도 맛있는 스넥! 누텔라 크레페 추천!

파리 살다 돌아왔는데 바게트나 빵오 쇼콜라 말고는 딱히 생각나고 그리운 프랑스 음식이 없는 걸 보면, 솔직히 우리 입맛에 맞는 식도락 천국은 태국이나, 이태리, 스페인, 터키죠. 그러나 맛있는 거 많은 세계 1위는 한국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 파리엔 한식 대열풍이라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한식당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어요. (파리의 한류열풍에 관한 글을 읽어보세요.^^ ) 


저희 동네에 망해가는 중국 식당이 있었는데, 같은 사장이 어느 날 간판을 바꿉니다. 한글로 "오빠식당"! 중국 메뉴에 비빔밥이랑 불고기 같은 메뉴 추가해서 한식당인 척 정체불명의 짬뽕 메뉴를 팝니다. 망해가던 그 식당이 저녁이면 사람이 가득가득! 비빔밥에 오향장육 같은 고기가 들어가는 것이 황당하긴 하지만요. 어쨌든 치킨이나 분식, 찌개류부터 바비큐까지 한식당은 파리에서 매우 핫한 곳이랍니다.

중국오빠 식당인데.... 다 같이 먹고살아야 하니 이해합니다..

Ex-파리지앤느의 원픽!

적당한 가격대에서 3 코스를 즐기면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누리고 싶으신 분들께는 메인 사진에 걸려 있는 오르세 뮤지움 내부 식당을 추천드립니다. 높은 층고의 화려한 홀에서 맛있는 식사를 괜찮은 가격에 즐길 수 있어요. 사진도 멋지게 나오고, 영어가 매우 잘 통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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